경주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의 기업별노조가 회사측과 기존 정기상여금을 전부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기업별노조와 경쟁 중인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물론이고 사측과 합의한 노조 소속 조합원들도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6일 노동계에 따르면 발레오경주노조(위원장 정홍섭)는 최근 노조 소속 조합원 2명이 “정기상여금을 성과상여금으로 바꾼 노사 단체협약을 다시 체결하라”며 조합원 과반수 서명을 받았는데도 이를 거부했다.

발레오경주노조는 회사측에 올해 임금·단체교섭을 위임한 끝에 기존 700%의 정기상여금 중 500%를 성과연동형 상여금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나머지 200%는 명절상여금으로 바꿨다. 기존 상여금을 보면 600%는 두 달에 한 번씩 지급됐고, 100%는 명절에 지급됐다.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기준으로 하면, 이번 노사합의에 따라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하는 600%의 상여금이 전부 통상임금에서 제외된 것이다. 게다가 새로 마련된 성과상여금에 따르면 최고 금액과 최저 금액의 차이는 연간 1천700만원에 달한다.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대폭적인 임금삭감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기업노조 조합원인 윤아무개씨와 여아무개씨는 조합원 400여명 중 250여명의 서명을 받아 재협상을 촉구했다. 하지만 정홍섭 위원장은 “이미 단협이 7월1일부터 시행 중”이라며 재협상 요구를 거부했다. 여아무개 조합원은 “조만간 기자회견을 여는 등 노조의 행태에 문제제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합의가 나온 뒤 발레오경주노조 조합원 100여명은 노조를 탈퇴해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정연규 비상대책위원장)에 가입하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지회도 조만간 “노조로서 자주성을 갖추지 못한 발레오경주노조가 체결한 단협은 효과가 없다”며 법원에 무효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정홍섭 위원장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에 대한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임금체계를 개편했다”며 “대신 각종 수당을 기본급에 포함시켜 임금인상 효과가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에는 2010년 금속노조를 탈퇴한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발레오전장노조가 설립됐다. 그 과정에서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개입한 정황이 발견돼 논란이 됐다. 노조가 법원에서 잇따라 조직형태변경 무효 판결을 받자 핵심 임원들은 지난 2012년 12월 발레오경주노조를 새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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