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통상임금 산정범위가 쟁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파업을 선택하는 사업장들이 잇따르고 있다.

2일 화학노련에 따르면 인천과 충북 진천에 공장을 두고 있는 연마지 생산업체인 디어포스가 지난달 30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디어포스노조(위원장 조주찬)는 정기상여금 670%의 통상임금화와 임금인상을 놓고 올해 초부터 회사와 수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4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138명 중 120명의 찬성(찬성률 87%)으로 파업을 결의했다.

조주찬 위원장은 "조합원 평균 근속연수가 11.5년인데, 주야 맞교대로 한 달 80시간 넘는 연장근무를 해서 받는 연봉이 3천800만원에 불과하다"며 "회사는 지난해 수십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아 두고도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디어포스는 세계 5위권 연마지 생산업체다.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이 730억원에 이른다. 조 위원장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범위에 포함할 경우 임금인상을 일급 5천원 인상에서 3천원 인상으로 양보할 의향이 있다"며 "회사가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으면 4일 파업출정식을 열고 투쟁수위를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회사 관계자는 "임금협상에서 통상임금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맞지만 협상이 충분히 진행되지 못한 것이 문제"라며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문제를 비롯한 임금체계 조정을 노조와 협상할 뜻이 있다고 밝혔는데도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한편 베지밀을 생산하는 정식품노조는 지난달 20일간의 파업 끝에 정기상여금 600%를 통상임금 범위에 포함하기로 합의하면서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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