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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파업 쟁점은?
한지원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서울 서초동 삼성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다 돼 간다. 농성이 길어지면서 파업 참가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주 들어 오히려 참가자가 늘었다. 500여명으로 시작한 농성이 700여명으로 확대됐다. 신규가입도 이어지고 있다. 중단된 교섭은 지난주에 재개됐다.

지회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임금체계 개편 △폐업센터 해결 △노조활동 보장 △열사에 대한 사과 및 책임자 처벌이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의 법적 사용자인 도급센터 사장들은 이 모든 문제에 대해 아무런 권한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삼성의 무노조 정책은 직접고용 노동자만이 아니라 간접고용 노동자에게도 해당된다. 삼성전자서비스는 금속노조가 결성된 이후부터 끊임없이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작업을 해 왔다. 그중 가장 악랄한 것이 올해 1월 이뤄진 3개 센터에 대한 폐업조치였다. 삼성의 무노조 정책을 뒤집어 버리지 않고서는 폐업센터 해결이나 단체협약 체결, 열사에 대한 사과 그 어떤 것도 불가능하다. 임금체계 역시 삼성전자서비스가 설계한 도급센터와의 수수료 체계에 따라 만들어지기 때문에 삼성과의 교섭이 필수적이다.

임금체계 쟁점은 임금의 투명성과 안정성 확보다. 삼성전자서비스의 임금체계는 임금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엉망이다. 소비자가 수리를 받으면 삼성이 도급센터에 그 수리 건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지급하고, 센터가 이 중 일부를 떼어 낸 후 수리기사에게 수수료를 준다.

기본급이 일체 없는 수수료 체계도 황당한데, 더 황당한 건 센터 사장이 수수료 산정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지회 조합원들은 자기가 얼마를 급여로 받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주는 대로 받아야 한다. 수리 건수가 작을 때는 최저임금 미만으로 급여를 받기도 하고, 엄청나게 건수가 많은데도 충분하게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사장 마음이다.

삼성전자서비스 입장은 자신들은 충분히 수리기사 몫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밝힌 것을 보면 기사당 연평균 4천만원을 준다고 한다.

그런데 필자가 한 센터의 실제 평균 급여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것보다 한참 떨어지는 2천700만원 정도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말을 믿는다 해도 1천400만원이 중간에서 사라진 것이다. 사장이 가져갔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이는 오로지 사장 탓인가. 아니다. 중간에 수수료 착복이 가능한 것은 삼성전자서비스가 불법파견 여지를 없애기 위해 2012년 4월부터 수리기사 몫의 수수료를 정확하게 산정이 안 되도록 개악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수수료 자체도 낮췄다. 삼성과 센터 사장이 공모한 결과다.

지회의 요구는 예전부터 고정급을 늘리는 방식으로 급여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라는 것이다. 건당 수수료로 받는 변동급을 줄이고 기본급과 수당으로 구성된 고정급을 높이면, 당연히 중간에 업체 사장이 수수료를 떼먹는 방식으로 수탈할 여지가 줄어든다. 수리 건이 월별·지역별로 차이가 있어 약간의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면 최소한의 범위로 건당 수수료를 보조적으로 유지하면 된다.

필자 생각에 삼성도 급여 실태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임금체계 전면개편 이전에 삼성전자서비스와 업체사장들, 그리고 금속노조 3자가 반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임금실태조사 및 개편을 위한 공동위원회를 두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노조활동 보장과 폐업센터, 열사에 대한 사과 부분은 사실 삼성이 사태 해결 의지만 있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무노조 정책만 포기하면 된다. 노조 전임자의 경우 법대로 한다면 현재 50여개 센터(별도법인)에 조합원이 있으니 그에 맞는 전임자를 보장하면 될 일이고, 폐업센터는 지금도 센터를 하겠다는 사장이 줄을 섰으니 삼성이 이를 막지만 않으면 된다.

삼성은 자신들이 단체협약 체결의 주체가 아니라고 발을 빼고 있지만 지금까지 도급센터 사장들이 한국경총에 교섭을 위임했고, 삼성이 경총 교섭단을 조정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삼성은 지금 이재용으로의 경영권 승계 이슈로 인해 사회적 여론에 예전보다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이 와중에 지회가 강고하게 서초동 농성을 이어 가자, 사상 처음으로 간접적 형태로나마 금속노조와 교섭에 나섰다.

비공개 교섭이라서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나 반노조 정책의 철옹성이었던 삼성에서 민주노조를 하는 일이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다만 지회는 조합원들과 충분한 토론을 하고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강화해 이런 교섭 형태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소속 700여명의 조합원을 믿는다. 서초동 본사 앞 농성장에 가 본 사람들이 모두 이렇게 이야기한다. 간부들이 치열하게 밤새도록 회의를 하고, 조합원들도 흐트러짐 없이 농성을 유지하며, 무엇보다 한 달간 농성을 한 사람들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유쾌하게 집회를 하는 모습이 든든하다. 서초동 농성장이 집처럼 편하다는 조합원들도 적지 않다.

삼성은 버티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루빨리 접어야 한다. 노조를 깨려고 노력하는 삼성은 노조활동이 즐거운 지회 조합원들을 이길 수 없다. 선인들 모두가 즐기는 사람이 최고라 했으니!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 (jwhan77@gmail.com)

한지원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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