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대 노총과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노동, 여성단체들이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15년 최저임금을 6천700원으로 인상하라는 기자회견과 피케팅을 벌였다. 윤성희 기자

내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 결정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올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용자측이 2010년 이후 4년 연속 동결 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동결 vs 28.6% 인상

최저임금 결정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온 가운데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3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노사는 이날 처음으로 요구안을 제시했다. 노동계는 올해(시간당 5천210원)보다 28.6% 인상한 6천700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사용자측은 올해와 같이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2009년 5.8% 삭감안을 제시한 것을 제외하면 2007년부터 7년째 동결 안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최저임금위 위원 27명 중 20명이 참석했다. 노동계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 노동소득분배 개선치를 고려해 시급 6천700원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반면 사측은 "통상임금과 근로시간단축·정년연장 등으로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한 데다 어려운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내년 최저임금은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양대 노총은 "올해 2%대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측 주장은 사실상 최저임금을 깎자는 것"이라며 "최저임금 동결 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최저임금 노동자 곳곳에서 기자회견

서울 곳곳에서는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으로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16개 여성·노동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을 6천700원으로 인상하라고 요구했다. 최보희 공공운수노조·연맹 부위원장은 "비정규직 여성 중 최저임금 이상을 받는 경우는 고작 23.8%"라며 "최저임금법 위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년유니온·복지국가청년단체 등 13개 단체도 이날 오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최저임금 논의는 청년에게 첫 임금교섭과 같다"며 "최저임금이 올라야 청년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최저임금은 미혼 단신근로자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통계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34세 이하 미혼 단신근로자의 월 생계비는 194만원이다. 올해 최저임금 시간당 5천210원을 월급으로 환산했을 때 108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은 34세 이하 단신근로자의 월 생계비의 55.6%에 불과한 수준이다.

오세연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최저임금 5천210원으로 청년들은 월세와 식비를 내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며 “최저임금으로는 생활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을 알면서도 사용자측이 동결 안을 제시했다는 것에 분노가 치민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과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대흥동 한국경총회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을 현실화하라고 촉구했다.

최저임금연대회의는 13일 저녁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노동자청년 결의대회를 연다.

김미영·윤성희·구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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