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보도통제 의혹을 샀던 길환영 KBS 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안을 통과시키면서 KBS 노동자들의 방송 공정성 투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노조 KBS본부(본장장 권오훈)와 KBS노조(위원장 백용규)는 8일 “길환영 사장 해임을 계기로 방송 공정성 강화를 위한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 이사회는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재적 이사 11명 중 7명의 찬성으로 길 사장 해임 제청안을 가결했다.

길 사장은 지난달 9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교통사고 사망자수와 비교했다가 물의를 빚어 사퇴한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방송통제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의 중심이 됐다. 이후 두 노조와 KBS 기자협회가 파업과 제작거부에 나서는 등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사퇴요구를 받았다. KBS 이사회는 조만간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길 사장 해임을 제청하고, 승인이 나면 공모를 통해 신임 사장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두 노조는 길 사장 해임안이 통과되자 6일 새벽 9일째 진행 중이던 파업을 중단했다. 이후 진행자 교체와 축소 방영으로 파행을 겪던 KBS <뉴스 9> 등 여러 프로그램이 정상화됐다.

이에 따라 두 노조는 정부와 KBS 이사회의 후임 사장 인선 과정을 주시하며 향후 정부의 방송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두 노조는 “후임 사장 인선이 제대로 이뤄질 때까지 길 사장 퇴진투쟁을 위해 구성했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며 “제2, 제3의 길환영을 막기 위해 이사회 구성을 여야 동수로 하고 특별다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KBS 이사회는 여당 추천 이사 7명, 야당 추천 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특별다수제는 공영방송 사장 선임 안건의 의결 정족수를 현행 과반수 찬성에서 3분의 2 찬성으로 바꾸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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