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노동자에게 최악의 국가(The world’s worst countries for workers) 24개국 중 하나로 지목됐다.

국제노총(ITUC)은 "세계 139개국의 노동권 현황을 조사해 지난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노동권리지수(GRI)에서 한국이 최하위인 5등급으로 분류됐다"고 22일 밝혔다. ITUC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3차 세계총회에서 노동권 침해와 관련한 97개 평가 항목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노동권리 보장 정도에 따른 국가별 등급을 발표했다.

한국과 함께 5등급에 속한 나라는 중국·인도·나이지리아·방글라데시·이집트·그리스·과테말라·라오스·말레이시아·필리핀·스와질란드·터키·잠비아·짐바브웨 등 24개국이다. 5등급은 '노동권이 지켜질 보장이 없는 나라'(No guarantee of rights)를 뜻한다. 노동법이 명시적으로 있지만 노동자가 혜택은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5등급보다 아래인 5+등급도 있는데 소말리아·남수단·중앙아프리카공화국·시리아처럼 내전 등으로 법치주의가 무너진 국가들이다.

ITUC는 한국이 5등급을 받은 이유에 대해 정부의 공무원노조 설립신고 반려와 교직원노조의 법외노조 결정, 철도파업 이후 조합원 대량해고를 근거로 들었다.

이런 사실이 전해지면서 국내 노동계는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 한국노총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노동후진국이라는 부끄러운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부와 사용자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단지 부끄럽다고 끝낼 일이 아니다"며 "돈을 위해 사람의 생명과 권리를 빼앗은 정부와 자본을 엄히 단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국노총에 따르면 21일 진행된 ITUC 선거에서 김동만 위원장이 1년 임기의 일반이사회 정이사로 선출됐다. 사무총장에는 샤란 버로우 현 사무총장이 연임됐다. ITUC 사상 처음으로 치러진 이번 경선에서 버로우 총장은 국제산별연맹협의회(CGU) 코디네이터인 짐 베이커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버로우 총장은 92년 호주 교원노조 위원장을 거쳐 2000년 호주노총 위원장, 2004년 국제자유노조연맹 ICFTU(ITUC의 전신) 위원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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