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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의료 민영화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⑬] 의료 민영화의 결정판이 될 영리병원 설립, 어디까지 왔나강연배 보건의료노조 교육선전실장
강연배  |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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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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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배 보건의료노조 교육선전실장

지난해 연말 철도 민영화 논란에 이어 최근 의료 민영화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정부는 의료 민영화가 아니라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영리를 추구하면서도 철도 민영화는 아니라는 논리와 일맥상통한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의료 민영화 반대 100만 서명운동'에 나서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정부가 영리추구 위주의 의료 민영화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6월 총파업을 통해서라도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매일노동뉴스>와 보건의료노조는 공동기획으로 '의료 민영화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연속기고를 마련했다.<편집자>


세월호 참사로 인해 온 국민이 애도와 추모를 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도 박근혜 정부는 영리자회사 가이드라인 마련과 원격진료 시범사업 추진 등 의료 민영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의료 민영화의 결정판이라고 할 영리병원 도입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영리병원(의료영리법인)이란 외부 투자자가 투자를 하고 배당을 받아 갈 수 있는 병원, 한마디로 주식회사 병원을 말한다. 흔히 지금도 병원들이 돈벌이를 한다고 말하지만 영리병원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현행 의료법에는 의사 혹은 비영리법인(의료법인·사회복지법인·학교법인)만이 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영리 법인은 수익사업으로 돈을 벌어서는 안 된다. 이익이 남은 경우에도 배당을 할 수 없다. 인건비나 시설투자비·연구비 등 병원의 설립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재벌병원으로 알고 있는 삼성의료원(삼성생명공익재단)이나 현대아산병원(아산사회복지재단)도 비영리 병원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영리병원은 없다.

영리병원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의료를 새로운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보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논리에서 시작됐다. 먼저 경제자유구역부터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는 임기 말인 2002년 말 경제자유구역법을 제정해 경제자유구역 안에 외국인 투자병원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 경우 병원은 비영리병원으로 한정했다. 내국인 진료도 금지했으며, 국내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는 말 그대로 외국인 전용병원만을 허용한 것이다. 그 후 정권들은 조금씩 법을 손질했다.

2005년 1월에는 외국 영리병원이 내국인 환자도 진료할 수 있도록 했다. 2007년에는 국내 의료법인이 자본 합작의 형태로 외국 영리병원에 진출할 수 있도록 폭을 넓혀 줬다. 이명박 정권은 영리병원을 본격 추진하고자 했으나 촛불시위로 인해 동력을 잃고 주춤거렸다. 그러다가 임기 말인 2012년 6월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연말에 관련 규칙 등을 바꾸면서 외국 영리병원이 들어서기 위한 법적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이듬해인 2013년 2월 중국 톈진그룹이 제주도에 ‘산얼’ 병원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1호 영리병원이 들어설 지경이었다. 2015년 개원을 목표로 제주를 찾는 중국인 부유층을 대상으로 지상 4층 건물에 성형외과·피부과·내과·가정의학과를 개설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복지부가 줄기세포 시술에 대한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이유로 승인을 보류한 상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마찬가지로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 역시 영리병원 설립 여부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인천지역 노동·시민단체들은 송도 지역에 영리병원을 설립하려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대했다. 우여곡절 끝에 인천시는 비영리 국제병원을 유치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4월에는 송도 지역에 병원 유치를 위해 미국 하버드의대와 협력의료기관인 PHI, 같은해 10월에는 한진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올해 4월 말에는 차병원 계열사와 대규모 병원, 메디텔 숙박시설, 질환별 전문특성화 센터를 조성하는 ‘청라 의료복합타운’ 조성에 합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보도됐다. 청라지역에 큰 규모의 비영리 병원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인천시가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비영리 국제병원 유치 방침을 밝혔지만 다른 투자자가 영리병원을 설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정부는 여전히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도입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경제자유구역에 한해 영리병원을 허용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제주를 비롯한 경제자유구역은 인천·동해안·황해·광양만·부산·대구·충북 등 8개 지역이며, 추가로 지정할 수도 있다. 사실상 전국에 영리병원을 허용한 것과 마찬가지다.

경제부처는 경제자유구역에 영리병원이 들어오지 않는 이유를 규제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즉 외국인의 투자 비율이 50% 이상 돼야 한다는 규정과 외국의사면허를 가진 의사 비율이 10%를 넘어야 하다는 규정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서비스업 규제완화 대책이 논의됐고, 정부는 올해 2월 보건의료 분야의 경우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규제를 합리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3월에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규제를 대폭 완화해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에 외국 영리병원 설립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영리병원 설립을 본격 지원하기 위해 그나마 남은 빗장을 모두 풀겠다는 뜻이다.

영리병원을 세우는 법인은 최대한의 이윤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므로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을 선호할 것이다. 그래서 영리병원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일자리는 나빠지고 줄어든다. 과잉진료를 하거나 불필요한 서비스를 늘리는 방식으로 의료수입을 늘리려고 할 것인 만큼 비영리병원과 비교해 의료의 질 또한 나빠진다. 국내 병원들은 외국 영리병원에 대한 역차별을 호소할 것이고 결국에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까지 초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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