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와 그로 인한 생활고, 사측의 회유에 괴로워하던 전북 전주지역 버스업체 해고노동자가 노동절을 하루 앞두고 자살을 시도했다.

1일 공공운수노조·연맹에 따르면 공공운수노조 전북버스지부 신성여객지회 조합원인 진아무개(48)씨가 전날 밤 11시15분께 전주시 덕진구 신성여객 현관 앞 국기봉에 목을 맨 채 발견됐다. 119 구조대에 의해 전북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진씨는 심폐소생술 직후 뇌사판정을 받았다.

진씨는 2010년 한국노총 전북자동차노조를 탈퇴하고 민주노총 전북버스지부 신성여객지회에 가입해 전북버스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회 대의원이었던 그는 2012년 2차 버스파업 당시 사측 관리자를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진씨는 두 달여 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사측은 이를 빌미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같은해 10월 그를 해고했다. 이후 전북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 판정을 내리자 사측은 다시 징계위를 열어 진씨를 재징계했다.

중노위에서 패소판정을 받은 진씨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이날 오전 진씨의 해고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공영옥 노조·연맹 전북본부 조직국장은 "진씨가 오랜 해고기간 동안 생활고를 겪었고 '민주노총을 탈퇴하면 복직시켜 주겠다'는 회사측의 회유에 괴로워했다"며 "조금만 기다리면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을 텐데 너무 안타깝다"고 울먹였다.

진씨의 휴대폰에서 발견된 유서로 보이는 글에서 그는 "버스 파업이 시작된 지 벌써 몇 해인가"라며 "그간 가정이 파괴되고 내 생활은 엉망이 돼 버렸네요. 가정파괴는 안 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이용만 당한 것 같아 너무 억울하네요"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신성 동지 여러분 사측놈들의 농간에 나같이 놀아나지 마십시오"라며 "또다시 나같이 억울한 해고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똘똘 뭉쳐 투쟁해서 여러분의 권리를 행사하세요"라고 당부했다.

노조·연맹은 성명을 내고 "진 조합원이 기적처럼 쾌유하기를 바란다"며 "전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민주노조 탄압에 대해 전 조직이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내고 "자본의 탄압과 이에 동조해 온 정부에 의한 타살"이라며 "사측과 정부 등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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