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8천여명이라는 최대 규모의 특별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가운데 특별명퇴 대상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 수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경기도 과천시 KT네트워크관제센터 전송망관제팀 소속 여아무개(44)씨가 지난 28일 오후 자택에서 투신했다. 유서는 남기지 않았다. 유가족은 “고인은 특별명퇴 대상자에 올라 있었다”며 “최근에는 며칠간 야근을 계속하며 일이 힘들다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KT네트워크관제센터는 데이터나 음성을 보내고 받는 전송 분야를 관리·담당하는 부서다. 최근 과천 삼성SDS 화재사고로 업무가 폭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업무강도 강화와 황창규 KT 회장의 특별명퇴 압박이 죽음의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09년부터 네트워크부문에서 가장 많은 인력이 퇴출됐고 직원들이 수시로 내근 기술직에서 현장 AS·영업업무로 전환배치돼 힘들어했다"며 "전송망관제팀 직원들의 불안감이 특히 심각했는데 이번 죽음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KT 홍보실 관계자는 “고인의 죽음은 명퇴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고인은 명퇴 (대상자는 맞지만) 신청자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KT전국민주동지회는 이날 황창규 회장과 일부 지사 관리자들을 부당노동행위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민주동지회는 "사측은 이달 22일과 25일 업무시간 외 시간을 이용해 특별명퇴 취소·노사 재협상을 위한 조합원 총회소집 요구 서명을 받은 직원 두 명에게 경고와 견책 처분을 내렸다"며 "정당한 노조활동을 보장하도록 규정한 단체협약을 위반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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