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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의료 민영화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⑧] 영리자회사 설립, 의료 민영화라는 지옥문 여는 것김철신 대한치과의사협회 정책이사
   
 김철신
대한치과의사협회
정책이사

지난해 연말 철도 민영화 논란에 이어 최근 의료 민영화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정부는 의료 민영화가 아니라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영리를 추구하면서도 철도 민영화는 아니라는 논리와 일맥상통한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의료 민영화 반대 100만 서명운동'에 나서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정부가 영리추구 위주의 의료 민영화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6월 총파업을 통해서라도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매일노동뉴스>와 보건의료노조는 공동기획으로 '의료 민영화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연속기고를 마련했다.<편집자>

지난해 12월 정부의 제4차 투자활성화대책 발표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한의사협회·대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대한간호협회 등 모든 의료인 단체들은 정부의 대책을 의료 영리화 정책으로 규정하고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반대투쟁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의협은 독단적인 행동으로 인해 공동협의체에서 배제됐지만 의약 4개 단체와 보건의료노조는 여전히 공동투쟁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정부의 의료 영리화 정책 추진은 2000년대 이후 지속적인 일이며 그에 맞선 국민과 시민단체의 반대운동도 계속됐지만 최근의 투쟁 양상은 다르다. 바로 의약계 직능단체들이 가장 선두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의료 영리화 정책 반대를 내걸고 총파업까지 거론하고 있다. 각 협회의 지역 총회에서는 백발이 성성한 회원들까지 어깨띠를 두르고 대정부 투쟁 구호를 외친다.

우리나라 의료는 지속적으로 심각하게 시장화되고 있다. 미국의 의료전문가들이 "미국보다 시장화됐다"고 지적할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이번 발표는 정부의 정책의지가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 준다. 전문가들은 의료 민영화의 상징인 영리병원의 문제점으로 수익 우선의 파행적인 의료행위가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상승시키며 의료기관들의 양극화를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영리병원이 확산되면 주변의 많은 병원들은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워지고 황폐화돼 영리병원의 운영 양상을 닮아 간다는 이른바 '뱀파이어 효과'가 나타난다.

특히 치과계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불법 네트워크'로 불리는 대형 사무장 병원들의 행태 때문이다. 이들은 겉으로는 네트워크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한 사람의 자본가가 다수의 병원을 소유·운영하고 있다. 이들의 소유구조가 알려지면서 전문가들은 기업형 사무장 치과라 통칭하며 영리병원의 전 단계로 부른다. 의료법은 영리병원은 물론 이러한 유사 영리병원 형태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형 사무장 치과들은 의료법의 맹점을 이용해 명의대여 등의 방식으로 네트워크 형태를 가장해 수십에서 수백 개의 치과를 운영한다. 소유주가 투자해 병원을 설립한 후 의료진을 고용해 수익을 올리고 배당의 방식으로 수익을 병원 외부로 가져간다. 즉 투자와 배당을 하는 영리병원의 형태와 다르지 않다.

이들은 엄청난 광고비용을 들여 환자를 유인한다. 지금 이 순간도 인터넷 검색을 하면 이들 치과를 극찬하는 블로그와 카페의 글이 넘쳐난다. 이렇게 유인된 환자가 내원하면 이윤추구를 최우선으로 해서 환자건강을 위협하는 의료행위를 한다. 저질재료와 무허가재료들을 사용하다 적발된 한 기업형 사무장 치과의 대표는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해외로 도피해 버리기도 했다. 반복적인 과잉진단·과잉진료가 계속해서 적발되고 있다. 한 기자는 이를 비판하는 ‘병원장사’라는 책에서 이들을 의료계의 막장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과잉진료와 저질재료 사용은 일반치과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 의료 사고율과 기관당 10배에 달하는 임플란트 사고율을 초래해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이윤추구를 위해 노동자들을 쥐어짜기도 한다. 기공사들을 채용해 놓고 도급계약의 형식으로 착취하다가 일방적으로 해고한 치과도 있다.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에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시간을 끌면서 노동자를 탄압한다.

불법성과 무자비한 수익추구 행태들이 폭로되자 이제 이들은 별도의 자회사를 만들어 수익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예컨대 기업형 사무장 치과의 자법인 형태로 병원경영 지원회사·임대회사·기공물을 제작하는 회사·의료기기 판매회사 등을 설립한다. 그리고는 자회사들을 이용해 수익을 빼돌린다. 2만원짜리 수술복을 30만원에 팔거나 임대료와 경영 컨설팅 명목으로 병원 매출의 20%를 빼 간다. 미국에서 엄청난 비판을 초래했던 자회사를 통한 수익 빼돌리기가 한국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투기자본들이 미국 최대 치과 체인의 자회사를 인수한 뒤 치과들을 인수합병하고 대부분의 수익을 빼돌리면서 성장해 단기간에 33배의 차익을 올리고 ‘먹튀’한 사례도 있다.

정부의 제4차 투자활성화대책은 이러한 음성적인 이윤추구 행태를 공식적으로 합법화해 준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영리 자회사 설립이 가져오는 결과는 명확하다. 정부는 자신들의 정책이 의료 민영화가 아니라는 대국민 광고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국민과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을 바로잡고 지금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 기업형 사무장 병원들의 행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김철신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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