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에서 생활쓰레기 수거업무를 담당하는 김종철(가명)씨는 지난해 5월 쓰레기장 분류작업에 투입됐다. 하루 평균 50~60곳의 쓰레기장을 돌며 음식물·재활용·일반쓰레기를 종류에 맞게 분리한다. 김씨는 “노조활동을 그만두면 이전 업무에 복직시켜 준다고 했지만 그럴 수는 없어 참고 견디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이천지역 쓰레기 수거업체인 대일환경이 노조활동을 하는 직원들을 쓰레기 분류작업에 투입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민주연합노조(위원장 전순영)에 따르면 대일환경은 2012년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설립된 이후 민주연합노조에 가입한 현재까지 노조활동을 하는 조합원들만 쓰레기 분류업무에 배치했다. 리어카를 끌고 10여킬로미터를 다니며 각종 쓰레기를 종류에 맞게 분류해야 하기 때문에 생활쓰레기 수거업무보다 노동강도가 센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해당 업무가 2012년 시행된 뒤 30여명의 직원 중 조합원들만 투입돼 ‘노조탈퇴용’이라는 의구심이 든다”며 “쓰레기 분류업무를 했던 직원이 분류 상태가 엉망이라며 회사로부터 징계를 받아 법적 소송을 한 전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일환경에는 2개의 노조가 있다. 전체 직원 30여명 중 4명이 이달 9일 민주노총 소속 민주연합노조 이천지부에 가입했다. 가입 조합원 중 1명은 기존 한국노총 소속 노조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조합원이다.

기존 사우회인 ‘다모’에 소속된 직원 20여명이 대일환경다모노조를 만든 뒤 최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서 설립신고증을 받았다. 상급단체는 없다. 대일환경다모노조 소속 조합원은 쓰레기 분류작업에 투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가입을 이유로 사장이 조합원에게 욕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날 노조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사장은 “일도 더럽게 못하는 △△가 민주노총에 가입을 해”, “법만 없으면 아주 뒈지게 때려죽이고 싶다”는 욕설이 담겨 있다.

원아무개 사장은 이에 대해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으로 노조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다른 직원들이 반발해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업무에 배치를 한 것”이라며 “리어카 업무는 직원들끼리 순환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조 조합원이라고 불이익을 준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원 사장은 녹취록과 관련해 “(사장이) 두 노조 임원을 불러 놓고 노조가 2개 생기면 회사 운영을 어떻게 하냐고 걱정되는 마음에서 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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