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와 관련해 보수언론들이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보도 노출도를 줄이면서 편파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언론노조(위원장 강성남)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운영하는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15일 보고서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보도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안 보인다”고 밝혔다.

보도감시단은 이달 5~12일 KBS·MBC·SBS·YTN 종합뉴스와 종편 4사의 메인뉴스·시사토크프로그램, 조선·중앙·동아·문화일보에 등장한 선거보도를 분석한 내용을 보고서에 담았다.

보도감시단은 9일 진행된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TV토론회 보도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정몽준 새누리당 예비후보의 경우 7개 방송사가 15꼭지를 보도했다. 같은 당 김황식·이혜훈 예비후보는 각각 15꼭지·13꼭지였다.

반면 출마가 유력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할애된 보도는 2꼭지에 불과했다. SBS는 박 시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토론회에서 등장한 비판에 대한 반론권을 보장했다. 채널A는 관련보도에서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의 “TV토론을 중계한 방송사들은 박 시장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는 발언을 담았다.

나란히 등장한 행사에서 박 시장만 사라진 경우도 있었다. 채널A는 5일 4명의 유력후보들이 동시에 참여한 나무심기 행사를 보도했다. 나머지 3명의 인터뷰가 방송을 탔는데, 박 시장만 보이지 않았다.

의도적인 박 시장 깎아내리기도 문제로 지적됐다. 보도감시단은 TV조선이 8일 방송한 <돌아온 저격수다> 내용을 예로 들었다. 당시 프로그램은 <막 오른 서울 ‘개발싸움’>이라는 꼭지를 통해 4명 후보들의 각종 개발사업 계획을 소개했다. 그런데 한 출연자가 박 시장이 현재 진행 중인 곤충호텔 사업을 언급하며 “키우겠다는 곤충이 해충종류여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조롱성 발언을 내보냈다. 같은 방송에서 TV조선은 YTN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정몽준 예비후보의 지지율이 43.8%로 박 시장을 1.1%포인트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를 표현한 막대그래프 길이가 박 시장의 것보다 30% 가까이 길었다.

보도감시단은 “향후 새누리당 경선 토론회가 3번 더 열릴 예정인데, 그들의 발언 중 박 시장을 공격하는 내용이 상당할 것”이라며 “공정한 선거보도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양적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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