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KEC가 17일 148명에 대한 정리해고 실시를 예고한 가운데 KEC노조와 사측의 협상이 결렬됐다. KEC노조(위원장 공국희)와 금속노조 KEC지회(지회장 김성훈) 모두 파업에 들어갔다. 두 노조의 상급단체인 한국노총 금속노련과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정리해고 예정일인 17일 지원투쟁을 예고했다.

15일 노사에 따르면 사측과 KEC노조는 지난 14일 오후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협상에서 사측은 "연차 100% 소진과 기본급의 25%에 해당하는 직급별 고정OT 수당 반납을 노조가 수용하면 정리해고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제안대로라면 노동자 1인당 연평균 급여가 400만원 정도 삭감된다.

노조는 사측 제안을 거부했고, 15일 오후 40여명의 간부가 2시간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16일에는 전 조합원 4시간 파업, 17일에는 전 조합원 8시간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공국희 위원장은 "지난 2년간 고용안정을 대가로 상여금을 삭감하면서 양보해 왔다"며 "더 이상 급여삭감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달 8일부터 부분파업을 하고 있는 KEC지회도 투쟁수위를 높인다. 지회는 16일부터 하루 8시간 파업에 들어간다.

노사 양측은 대화의 문은 열어 두겠다는 입장이지만 이견 해소가 쉽지 않아 보인다. 17일 정리해고가 강행되면 올해 첫 대규모 정리해고가 된다.

양대 노총 소속 상급단체들도 지원투쟁에 나선다. 금속노조는 17일 정오 구미 KEC공장 정문에서 ‘정리해고 분쇄를 위한 동병상련 봄소풍 행사’를 개최한다. 노조는 “악질적인 노조탄압 사업장이자 두 번이나 정리해고를 자행한 KEC 사측을 상대로 강력한 연대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속노련은 김만재 위원장을 포함한 지도부가 같은날 오전 KEC노조 파업출정식에 참석한 뒤 향후 투쟁계획을 논의한다. 김 위원장은 “사측이 정리해고를 강행하면 다방면에서 압박하는 지원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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