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의 산업재해 발생률이 노조가 없는 사업장보다 눈에 띄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노사관계가 신뢰적·협력적인 사업장일수록 재해율이 낮았다. 안전보건공단 연구원이 9일 내놓은 ‘노사협력과 산업재해에 관한 연구’ 결과다.

산재예방에 대한 노조효과를 다룬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것이다. 공단 연구원은 지난 2012년 6~9월 시행한 ‘산업안전보건 동향’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조업체 3천곳과 건설현장 1천곳의 노사관계와 재해율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경우 유노조 사업장의 재해율(0.48%)이 무노조 사업장의 재해율(0.78%)보다 월등히 낮았다. 건설업에서도 유노조 사업장 재해율(0.41%)과 무노조 사업장 재해율(0.65%)이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표1·표2 참조>

노사관계도 재해율에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체의 경우 노사관계가 신뢰적·협조적인 사업장의 재해율(0.65%)이 노사관계가 불안정한 사업장의 재해율(1.19%)보다 낮았다. 건설업도 노사관계가 신뢰적·협조적인 사업장 재해율(0.53%)과 노사관계가 불안정한 사업장 재해율(1.72%) 간 차이가 컸다.

노사관계는 해당 사업장의 재해예방활동에 영향을 미쳤다. 5점 만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노사관계 협력수준이 높은 사업장에서 재해예방활동 수준이 높고(3.86점), 반대의 경우는 낮았다(3.05점). 노사관계 협력수준은 노사 간 의견제시와 수용, 신뢰성과 협조수준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사업주의 안전보건경영활동도 재해율에 영향을 줬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경우 사업주의 안전보건활동이 가장 높은 집단의 평균 재해율은 각각 3.36%와 4.96%로, 안전보건활동 수준이 가장 낮은 집단의 재해율(제조업 6.94%·건설업 10.26%)과 두 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연구를 수행한 조흠학 연구위원은 “노조와 산업현장 안전보건활동의 관계성을 다룬 이번 연구 결과 노사관계가 협조적인 사업장일수록 재해예방활동 수준이 높고, 사업주의 적극적인 재해예방 활동이 재해율 감소로 나타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사업주와 근로자가 함께 참여해 기업의 안전경영정책을 수립하고, 근로자들이 자주적으로 안전보건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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