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덕대학교(총장 이우권)가 교육부 감사 지적에 따른 사학연금 환수를 경영상 어려움 때문인 것처럼 속이며 청소·경비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덕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은 지난달 19일부터 시급 6천200원(500원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9일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에 따르면 학교측은 파업 이후 수차례 면담 과정에서 "학교 경영이 어렵다"며 그 이유로 사학연금 환수를 들었다. 인덕대는 지난해 교육부 감사에서 교직원이 내야 하는 사학연금 보험료를 대납한 사실이 지적돼 교직원들이 이를 반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학교측이 감사 지적에 따른 사학연금 환수를 경영상 어려움 때문인 것처럼 호도하고, 이를 다시 용역인건비와 연관지었다는 게 지부의 주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가 어려워서 직원들이 사학연금도 내놓고 있고, 교수·교직원들의 인센티브도 삭감하고 있다"며 "청소·경비노동자들만 시급을 올려 주면 교수·교직원들이 들고일어나지 않겠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 이후 지난 8일 처음 이뤄진 총장 면담에서 이우권 총장은 "비정규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려 주면 교직원들의 임금도 올려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가 어렵다면 정확한 근거를 제시해 달라"는 교섭단의 요구에 이 총장은 "공개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지부 관계자는 "2012년도 결산을 보면 이월금이 20여억원, 적립금이 30여억원이나 된다"며 "비정규 노동자들의 시급을 500원 올린다고 학교 재정이 위태로워지지 않는다는 것은 대학이 더 잘 알 텐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덕대는 올해부터 서경지부 대학사업장 집단교섭에서 나온 임금·단체협약을 동일하게 적용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인덕대 관계자는 "등록금이 인상돼 예산에 여유가 되면 4년제 대학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 주겠다고 약속한 건 사실이지만 등록금이 올해 동결됐다"며 "경영도 어렵고 전문대가 4년제 대학들과 인건비를 똑같이 맞추기가 어려워 인상액을 조금 낮춰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덕대가 지부에 제안한 인상액은 300원(6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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