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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부르는 강제전출' 국회 토론회] “지금 전출되는 동지들 무슨 일 벌어질까 걱정된다”강제전출 겪은 기관사 “고통스러웠다” 증언 … 야당·범대위 "최연혜 사장 퇴진운동 벌일 것"
▲ 배혜정 기자

"1994년 변형근로제 철폐투쟁을 하다가 징계를 받고 대전정비창 기계공장으로 전출됐다. 나는 기관사인데 거기서 한 일은 주물로 만든 철도차량 부품에 묻은 '주물똥(주물 찌꺼기)'을 그라인더로 갈아 내는 일이었다. 앞치마 두르고 안전화 신고 하루 종일 주물똥을 갈았다. 객차 내 용변을 처리하는 '똥통'이 고장 나면 그걸 수리하는 일도 했다."<전성철(56) 서울기관차사업소 기관사>

◇강제전출·해고 철도노동자 자살 잇따라=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연맹·철도노조·KTX 민영화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주최로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죽음을 부르는 강제전출 무엇이 문제인가 증언 및 대응방향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최근 코레일의 순환전보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철도노조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순환전보' 명목으로 강행되는 노조탄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이날 증언자로 나선 서울기관차사업소 소속 기관사인 전성철씨는 20년 전 본인이 당한 강제전출 기억을 떠올리면서 한숨부터 내쉬었다.

94년 전국기관차지부협의회(전기협)가 '변형근로제 철폐·8시간 노동제 쟁취'를 요구하며 벌인 파업투쟁으로 1천명에 달하는 철도노동자들이 징계를 받았다. 140여명은 무연고지로 전출을 당했다. 전씨도 무연고지 전출대상자 중 한 명이었다. 열차운전 대신 정비공장들을 전전하던 그는 5년이 지나서야 원직으로 돌아갔다.

전씨는 "지금 떠나는(전출되는) 동지들을 생각하면 말문이 막힌다"며 "가서 적응을 잘하면 다행이지만 적응을 못하는 동지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지나 않을까 너무 걱정된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과거에도 강제전출로 고통 받던 철도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적지 않았다. 대전정비창 검수원이었던 서아무개씨는 95년 근무불성실을 이유로 비연고지 전출명령을 받았다. 거동이 불편한 노모와 부양가족이 있어 비연고지 전출을 괴로워하던 서씨는 선처를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에 항의하며 시너를 끼얹고 분신했다.

99년 서울동차지부 부지부장이었던 조아무개씨는 당시 노조간부 부당징계에 항의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동해차량으로 전출됐다. 1년여의 전보기간 중 심한 격리감과 경제적 손실, 가정 문제까지 겹쳐 괴로워하던 조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9년 파업으로 징계해고를 당한 허아무개 기관사는 해고 중압감에 시달리다 2011년 "고마웠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자살했다.

◇각계각층 "노조탄압 중단" 촉구=2012년에만 징계성 전출로 인해 2명의 기관사가 자살한 것을 계기로 해고노동자들의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벌였던 한인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원은 "조사대상자 138명 중 28명(20.3%)이 자살충동을 느끼고 있었고, 67명(47.9%)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며 "파업에 따른 보복인사는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참석자들은 코레일에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오병윤 통합진보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노조 무력화와 인권유린을 중단하고 노조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제준 KTX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강제전출은 지난해 파업의 주축이었던 기관사·정비사들에게 보복을 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분할 민영화의 걸림돌인 핵심세력을 거세하려는 것"이라며 "야당과 인권·법률단체를 중심으로 구성된 '철도노조 인권침해 감시단' 활동을 강화하고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대화를 거부할 경우 사장 퇴진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어제(7일) 코레일은 강제전출 발령자를 확정하고 대상자에게 통보했다"며 "노조는 지역과 직종을 뛰어넘어 단결해 민주노조를 지켜 내겠다"고 말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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