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연맹·KTX 민영화 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오전 서울역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상만(50) 조합원의 죽음은 철도 민영화 강행을 위해 노조탄압에만 골몰한 최연혜 사장의 무분별한 대규모 전출이 불러온 사회적 타살"이라며 "또 다른 조합원의 불행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부당한 강제전출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달 3일 오후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마산신호제어사업소 소속인 조상만씨가 경남 창원시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19년 동안 마산지구에서 근무한 조씨는 지난달 4일 진주로 근무지를 옮긴 지 얼마 안 돼 강제전보 대상자로 선정됐고, 이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사측에 조씨를 전보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고, 사측도 1차 전보대상에서 조씨를 제외했다”며 “그런데 사측 관계자로부터 ‘2차 전보대상’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조씨가 불안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레일은 이날 전보대상자 선정을 위한 인사위원회를 강행했다. 코레일은 인사위에서 추려진 전보대상자들을 10일 전보조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에 따르면 최근 두 차례 실무교섭에서 코레일은 애초 순환전보 대상자 명단에서 희망전보자를 제외한 차량·운전 분야 대상자들을 1차 전보에서 제외했다. 그 대신 코레일은 "인력불균형을 해소하겠다"며 100여명의 전보대상자를 새로 선정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환 노조 위원장은 "희망전보자들을 제외한 100여명의 직원들이 현재 자신이 어느 곳으로 가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소한 이들에 대해서만이라도 협의를 하자고 요구한 상황인데, 공사가 일방적으로 전출을 강행한다면 노조로서는 열차를 멈출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사측이 순환전보를 시행하기에 앞서 파업에 돌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