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 송파구에서 일어난 버스 연쇄추돌사고의 원인을 운전자 개인의 과실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자동차노련(위원장 류근중)은 31일 성명을 내고 "비슷한 사고를 경험한 버스운전기사들의 증언과 전문가그룹의 진단을 토대로 경찰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맹은 "사고차량과 같은 차종의 버스가 서울시내에만 1천여대가 넘으며 최근 비슷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며 "서민이 이용하는 버스의 안전을 위해 사건을 면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차량은 2013년형 현대자동차 뉴슈퍼에어로시티 초저상버스다. 지난 21일 인천에서도 같은 차종의 버스가 비슷한 추돌사고를 일으켰다.

이와 함께 사고차량 운전자가 사고 당일 18시간 동안 운전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버스업계의 장시간 노동 관행이 도마에 올랐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고 책임은 최소 인력을 고용해 운전기사에게 장시간 노동을 강요한 버스회사에 있다"며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장시간 노동 관행을 중단시키고 적정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29일 버스가 택시 3대를 연쇄추돌한 1차 사고의 원인을 "운전자의 과로로 인한 졸음운전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갑자기 엄청난 속도로 질주해 다른 버스와 부딪힌 2차 추돌사고의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버스 내부 블랙박스를 통해 2차 사고 당시 차를 제어하려 노력했던 운전자의 영상이 공개되면서 경찰 발표에 의혹을 제기하는 여론이 높아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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