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노조(위원장 김기완)가 24일 노조설립 1주년을 맞아 노조활동 영상을 직원 휴게실에서 상영하려다 회사로부터 직원휴게실 TV와 DVD플레이어를 빼앗겨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 금천점지부는 지난주 노조의 1년 활동이 담긴 영상을 1주년 기념일에 점심시간과 휴게시간을 이용해 직원 휴게실에서 상영하겠다고 회사측에 통보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설립일 전날인 23일 직원과 노조에 고지하지도 않은 채 TV와 DVD 플레이어를 치워 버렸다.

경남지역의 한 점포에서는 직원 휴게실에 있던 TV가 매장으로 옮겨져 ‘홈플러스 15주년 행사’를 홍보하는 내용이 상영되기도 했다. 해당 점포의 김아무개 노조 지부장이 홍보영상 상영에 대해 관리자에게 문의한 직후 발생한 일이다.

김 지부장은 자택에 있는 TV를 휴게실에 가져와 틀겠다고 회사에 밝혔지만 회사 관리자는 “휴게실이 아닌 교육장에서만 틀 수 있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결국 김 지부장은 노트북을 이용해 영상을 상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홈플러스 북수원점을 방문한 노조 지역본부 관계자는 회사로부터 점포 출입을 거부당했다. 회사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반면 서울 영등포·합정점에서는 식사시간을 이용해 직원 휴게실에서 홍보영상이 정상적으로 상영됐다.

노조와 회사가 올해 1월 체결한 단체협약(제14조)은 “회사는 노조의 회사 내 정당한 홍보활동(유인물·서명활동 등)을 보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정당한 홍보활동까지 방해해 단체협약을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홍보영상을 트는 게 큰일도 아닌데 너무 기가 막힌다”며 “휴게실에서 홍보영상을 틀게 놔두면 회사가 노조를 인정하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아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김국현 노조 선전국장은 “단체협약을 체결했는데도 곳곳에서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회사는 노조를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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