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소재 반도체 제조업체 KEC가 결국 대규모 정리해고 대상자를 발표했다. KEC는 지난해 연말부터 희망퇴직을 실시해 왔다. 양대 노총 소속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노사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17일 KEC 노사에 따르면 회사측 관리자들은 이날부터 노동자들을 개별면담하면서 정리해고 대상자를 통보했다. 회사는 다음달 17일부로 670여명의 직원 중 148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늘 정리해고 대상임을 통보받은 이들은 1차 대상자로, 최종 정리해고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향후 정리해고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회사와 다수노조인 금속노련 KEC노조(위원장 공국희)는 지난주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협의를 진행했지만 정리해고 추진 여부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KEC노조와 금속노조 KEC지회(지회장 김성훈)는 정리해고 저지투쟁을 선언했다.

임금·단체교섭 결렬선언을 한 KEC노조는 이날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공국희 위원장은 “2012년 상여금을 대폭 삭감하는 대신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했는데도 회사가 약속을 저버린 만큼 쟁의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EC지회는 이날 조합원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정리해고 저지투쟁을 호소했다. 김성훈 지회장은 “정리해고 철회와 정리해고 배경이 되고 있는 상업단지 유치사업 철회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KEC는 지난해 연말과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실시해 80여명을 내보냈다. 회사측은 "최근 5년간 1천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인건비 절감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회사측이 공장부지에 백화점 등 상업시설 유치를 위해 인력감축에 나섰다는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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