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225국민파업대회 참가자들이 상징의식을 지켜보고 있다. 정기훈 기자
박근혜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은 25일 노동자·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박 대통령 1주년을 축하하려는 게 아니었다. 노동자·시민은 지난 1년간 벌어진 박근혜 정부의 공약파기와 민생파탄·민주주의 후퇴를 규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보수단체와 충돌했다.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민파업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광장과 부산역광장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박근혜 정권 1년, 이대로는 못살겠다’ 국민파업대회를 개최했다. 국민파업위는 이날 서울광장 4만명을 비롯해 전국에서 10만여명이 대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민주노총은 철도노조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하루 파업을 벌인 것을 포함해 총파업을 강행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전국 사업장 867곳에서 조합원들이 전면·부분·간부파업에 나서고 연가·총회투쟁을 하는 방법으로 총파업에 참여했다.

보건의료노조·사무금융연맹·공무원노조·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철도노조·화학섬유노조·교수노조·언론노조·전교조·금속노조·민주노총 서울본부는 국민파업대회에 앞서 서울과 수원에서 집회를 열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과 농민·빈민·여성단체 대표자들은 이날 공동대회사를 통해 “일할수록 더 빼앗기고 대기업의 손을 들어주는 정부하에서, 유신독재가 부활하는 한국사회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며 “어떤 탄압이 있더라도 박근혜 정권에 맞서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이 충돌했다. 서울광장에서 대회를 끝낸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허가가 난 대로 을지로입구에서 종각역, 경복궁 앞 열린시민공원으로 이어지는 인도를 따라 행진했다.

그러자 경찰은 "도로점거 우려가 있다"며 을지로입구에서 행진대열을 막았다. 이에 반발한 일부 시위대는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외치며 경찰 저지선을 뚫고 광교사거리 도로를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액을 쏘는 등 충돌이 일어났다.

전주 코아백화점 앞에서 열린 전북지역 국민파업대회에서도 집회 뒤 새누리당 당사로 진출하려는 노동자들이 경찰과의 몸싸움 끝에 2명이 연행됐다.

노동자와 보수단체도 맞부딪쳤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150여명은 서울광장에서 국민파업대회가 열리는 시간에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보수단체는 인근에서 분향소를 지키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들과 충돌했고, 이에 항의하던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폭행했다. 쌍용차지부는 “보수단체의 집회는 오후 1시까지만 허용됐는데도 오후 4시까지 집회가 이어졌다”며 “이를 방조한 경찰 책임자와 폭행 당사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5~6월께 다시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임금·단체협상이 집중된 시기에 쟁의행위 절차를 밟은 노동계가 적극적으로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파업위는 민주노총 총파업 시기에 맞춰 2차 국민파업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학태 기자

구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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