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발전재단은 기업의 조직역량 강화를 위해 노사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임금체계 개편 등 합리적인 인사관리·작업방식을 구축하기 위한 일터혁신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매일노동뉴스>는 지난해 재단 의뢰로 일터혁신 컨설팅을 지원받은 사업장을 취재했다. 컨설팅 과정과 그 성과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노사 간 소통과 협력으로 일터혁신을 추진했던 기업은 노사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그중 우수기업 두 곳의 사례를 본지에 소개한다.

<1편> 교육에서 시작된 문화혁명, (주)유텍솔루션


<2편> 직원들의 미래를 밝힌 임금체계 개편, (주)포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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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텍솔루션은 여느 중소기업과 같이 인력충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신입사원을 어렵게 뽑아 놓으면 10명 중 5명이 1년도 안 돼 퇴사했다. 재직 근로자들은 빈자리를 채우느라 높은 노동강도에 시달렸다. 신입사원의 높은 이직률은 재직사원의 낮은 직장만족도로 이어졌다. 이러한 악순환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발전재단에 도움을 청했다.

유텍솔루션은 노사발전재단과 함께 2012년 10월5일부터 11월30일까지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한 교육훈련체계 구축 컨설팅을 실시했다. 그 결과 “거짓말 같은 변화”가 시작됐다. 신입사원의 1년 미만 퇴사율이 2012년 46%에서 2013년 20%로 뚝 떨어졌다. 노사 모두 “예상조차 하지 못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전제헌 유텍솔루션 대표는 “문화혁명과도 같았다”고 소개했다. 전 대표는 “기술력과 생산성 향상을 넘어 사업장 분위기마저 바꿔 놓았다”며 “노사 간 진정한 소통의 계기가 마련돼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신뢰를 쌓게 됐다”고 말했다. 문화혁명 뒤에는 OJT(On-the-Job Training)와 CoP(Community of Practice: 팀학습) 교육프로그램이 있었다.

최병호 경영지원본부 업무지원팀장은 “노사발전재단의 통합진단을 통해 직원들의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며 “정부 노동정책방향에 대해 향후 준비해야 할 방안을 미리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신입사원의 높은 이직률로 몸살을 앓던 기업에 무슨 변화가 생긴 걸까. 2013년 11월27일 경기도 시화공단에 위치한 유텍솔루션을 찾았다.

유텍솔루션, 신입사원 이직률에 골머리

 
유텍솔루션은 현대자동차 2차 협력업체로 창립 초기부터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하지만 장시간 근무에 시달리는 생산직 근로자가 참여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그림1 참조>

사무직근로자들의 경우도 외부 전문가 교육을 받았지만 이를 내부로 전달할 시스템이 없다보니 교육훈련은 개인의 지식축적으로만 끝났다. 교육이 업무성과로 이어지지 않자 대부분의 직원들은 교육훈련에 무관심했다. 특히 생산직은 교육을 자신과 무관하고 귀찮은 존재로 여겼다. 노사 모두에게 “교육훈련이 겉돌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싹텄다. 교육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인적자원개발체계 도입이 절실했다. 유텍솔루션은 노사발전재단과 함께 고성과 작업장 구축을 위한 일터혁신에 나섰다.

고성과근무체계 개선 컨설팅은 노사파트너십 기반 위에 지식 근로자를 육성하고, 참여를 촉진해 고성과 작업 관행을 체계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생산성 향상과 근로생활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는 과정을 일컫는다.

 
노사발전재단은 일터혁신의 일환으로 유텍솔루션의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한 교육훈련체계 구축’을 컨설팅 목표로 제시했다. 노사발전재단은 유텍솔루션 내·외부 환경에 대해 “대체적으로 시장 환경에 비해 부진하지만, 품목의 다양성과 품질경쟁력에서 높은 수준을 보여 발전가능성이 잠재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것은 노사발전재단이 2012년 10월 유텍솔루션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그러나 인적자원육성 등 일터혁신을 나타내는 지표에서는 대체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그래프1 참조>

정숙희 노사발전재단 컨설턴트는 “노사가 협력을 지향하지만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제도와 시스템 활용에 있어서 파트너십 의지는 저조했다”며 “생산직 근로자들은 업무몰입에 대한 동기부여를 갖지 못해 기업에 대한 애사심이 낮았다”고 평가했다. 직장만족도 또한 준거집단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노사발전재단은 “높은 노동강도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임금과 복지 수준이 직장만족도를 저하시키고 있다”며 “근로자가 생산도구가 아닌 생산활동의 주체인 점을 인식해 내부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경영방식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인력의 충원과 운영의 수준·용의성도 질적·양적으로 낮은 상태였다. 세대와 직급을 아우를 수 있는 내부 인력운영의 전략 수립이 필요했다. 노사발전재단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전략적 인적자원육성을 짚었다. 구성원들의 역량을 높이면서 조직 규범과 가치를 내면화하는 과정이라는 판단에서다.

인적자원육성, 일터혁신의 시작
 
 

노사발전재단은 인적자원육성 활동의 일환으로 ‘역량개발을 통한 학습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역량개발을 통한 학습체계’란 기업의 공통가치를 내면화하기 위한 공통역량, 관리자들이 갖추어야 할 리더십역량, 각 직무에 따른 직무역량을 개발해 개개인의 능력을 조직역량으로 녹여내는 평생학습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학습을 기업 비전과 연계해 업무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경영발전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노사발전재단은 많은 프로그램보다 현장에서 실행 가능한 OJT(On-the-Job Training)와 CoP(Community of Practice: 팀학습) 교육프로그램을 제시했다. OJT는 선배사원에게 직위(수석·책임·선임기사)를 부여해 업무 관련 지식·스킬 등 노하우를 후배사원에게 전수하게 하면서 업무 숙련도를 높이고 후배가 조직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전문기능장’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다.<그림2 참조>

신규 입사자들의 조직·직무 적응을 높이고, 이직률을 감소시키기 위함이었다. 이는 기존의 멘토링 제도를 개선해 대상 범위를 신입사원으로 확대해 OJT 방식으로 시행한 것이었다. 또한 사무직과 생산직을 이어주는 멘토링을 개설해 두 직군 간 의사소통을 활성화했다. 직원들의 반응은 좋았다. 박권구 유텍솔루션 노조위원장은 “OJT의 체계적 시행으로 입사한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조직에 자리 잡고 있다”며 “OJT가 선·후배 간, 사무직·생산직 간 상호 괴리감을 좁혀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CoP는 근로자들이 원하는 학습주제나 여가선용을 위한 교육·활동을 자유롭게 조직하고 시행하는 제도다. 직원들의 자기주도 학습을 위해 관심을 유도하고, 보상과 연계해 자율적인 학습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그림3 참조>

컨설팅 후 유텍솔루션에는 5개의 학습조가 생겼다. 모두 직무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학습팀이다. 이들은 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연간 1천820만원을 지원받으며 학습활동을 한다. 노사발전재단은 팀 학습을 통해 △지식정보화 사회의 기본 자질(지식) 및 소양을 갖춘 인재 육성 △커뮤니케이션(참여와 협력)을 통해 팀원 간 화합, 발전 및 갈등 해소 △업무수행의 전문성 강화와 목표관리를 위한 학습 및 결과 공유 △팀워크를 통한 조직문화 활성화 등의 효과를 발전방향으로 제시했다. 팀 학습의 성패 여부는 ‘자율성에 기반을 둔 노사 간 신뢰 구축’이 좌우한다.

정숙희 컨설턴트는 “팀 학습이 정착되면 경직된 조직이 의사소통이 가능한 조직으로 바뀌어 어떠한 문제가 발생해도 창의적이고 신속한 해결방법을 쉽게 모색할 수 있는 현장 책임 구현을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팀 학습에 대한 노사 평가도 긍정적이다. 박권구 노조위원장은 “학습조를 통해 업무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론의 장이 마련됐다”며 “개인의 발전, 회사 수익성과 품질 향상 등 많은 부분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제헌 대표는 “회사 경쟁력의 원천은 인력이 만들어 낸 기술과 고객”이라며 “사람 경영의 핵심인 인재육성에 팀 학습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사발전재단은 사내강사 양성도 주문했다. 그간 외부교육은 기업에 특성화된 교육이 불가능해 맞춤식 학습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기업의 기술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문기능장제도를 통한 근로자들의 고숙련화와 기술의 축적이 필요했다. 정숙희 컨설턴트는 “장기적으로 보면 평생학습이 본격화할 경우 직무 및 교양교육을 진행할 전임강사가 많이 필요하게 된다”며 “다양한 교육방식을 위한 전사적 차원의 사내강사 지원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외부강사 영입비용을 사내강사 육성에 투자해 전 직원의 역량을 높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문제 제기 넘어 문제 해결 모색

유텍솔루션 노사는 노사발전재단의 컨설팅을 받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 일터혁신이 직원들에게는 ‘업무 추가’로, 사측에게는 ‘생산성 하락’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노사 대표는 모두 “시행 초기에는 서로 변화에 대한 부담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박권구 노조위원장은 “교육이 근로환경을 개선시키고 근로자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간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노사가 변화를 위해 마음을 모으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2010년 노사발전재단과 함께 실시한 노사파트너십 활동에 대한 기억이 기반으로 작용했다.

최병호 업무지원팀장은 “2010년 노사파트너십 활동을 통해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알아 가는 시간을 가졌다”며 “그 당시 제기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업무적 관계를 떠나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만들어 가자고 경영진과 노조 모두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정숙희 컨설턴트는 교육훈련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경영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그는 “경영진의 의지가 컨설팅 실행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노사 간 원활한 의사소통 창구를 만들어 자율적인 협력시스템이 운영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유텍솔루션은 2013년에도 3월부터 6월까지 ‘장시간 근로개선 컨설팅’을 시행했다. 삶의 질 개선에 대한 근로자들의 높아진 욕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컨설팅 결과가 현장 내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해 노사 모두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박권구 노조위원장은 “노사가 함께 장시간 근로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데 그쳤다”며 “중소기업 특성상 교대제 개편 후 뒤따를 수밖에 없는 비용 부담을 포함한 여러 문제로 인해 도입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제헌 대표 역시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은 기업과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남은 과제를 풀기 위해 앞으로도 정부와 노사발전재단에 다양한 지원을 요청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유텍솔루션은?

설립일 : 1989년 12월27일

업종 : 제조업

소재지 :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시화공단

규모 : 480명

주요사업 : 자동차부품제조



(주)유텍솔루션은 현대자동차 2차 협력사다. 자동차 연료탱크 및 엔진에 들어가는 부품을 제조하는 유망 중소기업이다. 1989년 12월 로 설립된 후 2011년 3월 <유텍솔루션>으로 회사명을 변경했다. 총 고용규모는 480명이다. 사무직이 130명, 생산직이 350명 근무한다. 생산직 중 40%는 주부사원이다. 이들은 검사 및 조립파트에서 일한다. 근로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6.5년이다.

유텍솔루션은 ‘창의적인 선도 기술을 바탕으로 행복한 삶과 공동 번영 추구’를 사명으로 삼고 창립 당시부터 자체적인 교육활동을 시행했다. 품질확보 활동과 전문가 초빙을 통한 강의, 외부 연수기회 제공 등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다양한 혁신노력을 벌였다.

그 결과 1999년 수출 유망 중소기업 선정을 시작으로 2004년에는 ISO/TS 16949 인증을 획득했다. 2006년에는 중소기업 대상을 수상했다. 이어 2007년 ISO14001 인증과 사출 SQ마크 인증 획득, 2010년 노사상생 협력유공자 철탑산업 훈장 포상, 2012년 노사문화우수기업 선정 등의 성과를 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유텍솔루션은 완성차 2차 협력사로는 드물게 1차 협력사보다 높은 영업수익을 내면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텍솔루션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20년 신성장 동력 창출을 통한 1조 매출의 글로벌 부품 전문기업’을 목표로 혁신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다.

본사(1공장)와 3·4공장은 경기도 시흥시에, 2공장은 경기도 안산시에 있다. 노동조합은 2009년 설립됐으며 한국노총 금속노련을 상급단체로 두고 있다.
 
 

교육훈련 개선에 노사 모두 행복지수 상승

신입사원 이직률 46%→20% 급감


(주)유텍솔루션의 최대 고민은 모든 중소기업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인력충원 문제였다. 신입사원 10명 중 5명이 1년도 안 돼 회사를 떠났다. 남은 근로자들은 높은 노동강도에 시달려 업무만족도가 낮았다. 악순환이 반복됐다. 노사는 고민 끝에 노사발전재단에 도움을 청했다. 유텍솔루션은 노사발전재단과 함께 2012년 10월5일부터 11월30일까지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한 교육훈련체계 구축 컨설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신입사원의 1년 미만 이직률이 2012년 46%에서 2013년 20%로 뚝 떨어졌다. 노사 모두 예상하지 못한 성과였다. 전제헌 유텍솔루션 대표가 “문화혁명과도 같았다”고 손가락을 치켜세운 이유다.

노사발전재단은 기존 교육훈련체계를 기업의 환경에 적합한 교육으로 전략화했다. 그동안 사측에서만 관리하던 것을 노사가 공동으로 관리·운영하는 프로세스로 전환해 노동조합에도 책임을 부여했다. 또 업무환경 여건을 고려해 현장 생산직에 맞는 OJT(On-the-Job Training), CoP(Community of Practice), 사내강사육성을 중심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해 전문기술을 전수하는 데 역점을 뒀다.

OJT(On-the-Job Training)는 신입사원의 조직 및 업무 적응도에서부터 재직사원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설계해 선배사원이 후배사원에게 업무 및 기술·기능 전반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교육제도다. 선배사원에게 직위를 부여해 후배사원의 역량수준에 맞게 숙련도를 높여 가고 조직 적응력을 갖춰 갈 수 있도록 성취의욕을 고무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게 했다. 또한 학습조직화 사업으로 5개의 CoP(팀 학습)조를 편성해 자기주도적인 학습문화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지식·스킬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함으로써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근로자의 현장 책임 구현 환경을 만들었다. 아울러 사내강사를 양성해 전 사원 고숙련화로 지속가능한 경쟁기반을 구축했다.

전제헌 대표는 “노사발전재단 컨설팅은 교육체계 개선을 넘어 당사의 전반적인 수준을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성찰할 수 있게 만들어 줬다”며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로 노사 모두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인재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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