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으로 철도 민영화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철도공사(코레일) 자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근로환경 실태를 진단하는 자리가 국회에서 마련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수현 민주당 의원과 같은 당 환경노동위원회 은수미 의원, 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는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KTX 승무원들과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KTX 승무원들의 노동현실과 차별의 실태를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KTX 승무원들의 노동실태는 수서발 KTX 주식회사에서 일할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KTX 승무원들은 2006년 코레일의 승무업무 외주화에 반대하고 직접고용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벌였다.

결국 2007년 9월 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관광레저(현 코레일관광개발)에 재입사하는 방식으로 정규직이 됐다. 당시 직접고용은 아니지만 코레일 자회사의 정규직이기 때문에 안정된 고용환경과 근로조건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KTX 승무원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승객안내와 판매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현실이 과거에 비해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을 증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장시간 노동과 휴일근무, 시간외수당 차별 등 간접고용 KTX 승무원들이 겪고 있는 문제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잠행 모니터링과 사생활 통제 등 여성 감정노동자가 감내하고 있는 직장내 인권침해 사례가 공개된다. KTX 승무원들과 간담회 참가자들이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도 준비돼 있다.

은수미 의원은 "간접고용·장시간 노동·노동착취·차별·감정노동·성희롱 등 우리 사회 노동 문제를 대변하는 모든 화두를 떠안은 채 노동하고 있는 KTX 승무원들의 노동현실은 수서발 KTX 자회사의 미래 모습"이라며 "KTX에서 근무하는 승무원들의 삶이 과거로 역주행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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