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지고 있는 청년의 절반 이상은 연체한 경험이 있고, 연체 경험자의 과반수는 현재 소득이 없거나 최저임금 이하의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부채 악성화 경로 실태조사를 위한 워킹그룹’은 지난해 6월부터 5개월 동안 서울시 거주 35세 이하 미혼 청년 중 빚을 지고 있는 807명을 대상으로 벌인 실태조사 결과를 지난 10일 서울 은평구 청년일자리 허브센터에서 발표했다. 워킹그룹에는 토닥토닥협동조합(토토협)·서울청년네트워크·금융정의연대·서울시청년일자리허브센터가 참여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807명 중 연체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절반이 넘는 51.3%였다. 두 번 이상 연체한 적 있다고 응답한 청년이 80.2%나 됐다. 이 중 2회 연체가 27.8%로 가장 많았고 5회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24.9%로 집계됐다.

5회 이상 연체 경험자 절반(48.5%)이 2개 이상의 카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연체된 카드를 다른 카드로 메우는 ‘돌려 막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5회 이상 연체 경험자 중 25.6%는 보유 카드가 없었다. 이와 관련해 발제를 맡은 조금득 토토협 이사장은 “연체 때문에 신용이 차단됐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 번 연체의 늪에 빠지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았다. 연체자의 다수가 실업 상태이거나 저소득 비정규직 상태였다. 연체자의 25.6%는 현재 소득이 없었고 23.4%는 올해 최저임금 수준(108만9천원)인 110만원도 받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90.4%는 20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았다. 고용형태도 불안정했다. 4명 중 1명(25.8%)은 실업 상태였고, 31.6%는 시간제(18%)이거나 계약직(13.6%)·특수고용직(4.6%) 등 불안정한 고용형태에 놓여 있었다.

조금득 이사장은 “채무자의 새 출발을 지원하려면 지방정부 차원에서 개별 채무자에게 맞는 채무조정과 복지연계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대학이 청년유니온 등 비정규직 노동단체와 함께 신용교육을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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