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태우 기자
최근 캄보디아 정부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 봉제공장 노동자들을 군병력으로 유혈진압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거주하는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유혈진압 중단을 촉구했다.

이주노조와 국내 이주민지원단체 이주공동행동, 캄보디아 노동자 등 이주노동자 700여명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유혈진압 규탄 이주노동자 행동의 날’ 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요구했다.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티어리씨는 “캄보디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노동자들은 저임금을 받으며 힘들게 일하고 있다”며 “임금을 더 달라는 캄보디아 노동자들의 요구를 폭력적으로 진압한 훈센 총리는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가한 이주노동자들은 피켓과 구호 등을 통해 △유혈진압 중단 △훈센 캄보디아 총리 하야 △유혈진압의 배후인 한국 정부의 사과 △유엔과 국제사법재판소 개입 △캄보디아 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들은 한국대사관과 한국기업이 군병력 투입을 요청해 캄보디아 노동자 5명이 숨진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김한수 주캄보디아 대사가 지난달 27일 캄보디아 고위당국자를 만나 조속한 해결을 요청했고, 캄보디아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내무부·법무부·경찰청에 신변보호 요청을 했다. 민주노총과 이주노동자들은 유혈사태의 직접적인 배경에 한국대사관과 한국기업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노총은 다음주 현지에 파견되는 국제공동조사단에 참여한다. 유기수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세계의 여러 언론들이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과 한국기업들이 캄보디아 노동자 유혈진압에 연루돼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발뺌하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이번 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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