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오른쪽)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총무원장 집무실에 방문해 자승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왼쪽)을 만났다. 노동과세계 변백선 기자
“공무원노조, 전교조 요즘 힘드시죠? 쌍용차는 좀 어떤가요?”(도법 스님)

“연일 압수수색을 당하니, 참….”(김중남 공무원노조 위원장)

“회사는 흑자로 돌아섰는데 저희 해고자들한테는 별말 없네요.”(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중남 위원장·김정훈 전교조 위원장·김득중 지부장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노동현안과 관련한 면담을 가졌다. 지난 8일 자승 스님이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후 사회단체와 하는 첫 면담이자 조계종과 민주노총의 첫 공식 만남이었다.

신승철 위원장은 "더 이상 죽음에 이르는 노동자가 없도록 불교계가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노동자 절반이 비정규직인 데다, 노조를 만들면 해고되고,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배고프다며 죽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 들어 노동탄압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공무원노조 설립신고·해직자복직특별법 △전교조 법외노조화 시도 △노조에 대한 국가기관 대선개입 물타기용 검찰수사 △쌍용차 해고자 복직 촉구 등 현안을 설명하면서 조계종이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자승 스님은 "이번 34대 집행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가 사회봉사와 나눔"이라며 "화쟁위원회와 노동위원회를 통해 노동계·소외계층과 함께하고 사회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긴 인내를 갖고 한 발씩 해결해 나가자"며 "지금은 미미하지만 앞으로 조계종도 목소리 톤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면담에는 도법 스님(조계종 화쟁위원장)과 종호 스님(조계종 노동위원장)이 함께했다. 종호 스님은 "노동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조계종이 많은 숙제를 안게 됐다"며 "막힌 곳을 뚫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종 노동위원회는 이날 만남을 계기로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종교계 전반의 힘을 모으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천주교 등 주요 종단에 최고지도자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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