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로 예정된 한국노총 임원선거가 4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입후보 등록 등 공식 선거일정은 다음달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된 이후 시작되지만 벌써부터 물밑 선거운동이 치열하다.

◇“내가 적임자” 출마선언 잇따라=18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임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이날 현재까지 4명이다. 문진국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주영 공공노련 위원장·김주익 자동차노련 위원장·김동만 한국노총 부위원장이 출마를 공식 선언했거나 선거사무실을 꾸리고 출마를 준비 중이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문진국(64) 현 위원장이다. 문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매일노동뉴스> 인터뷰를 통해 “(보궐 집행부) 1년간 조직의 안정화와 노정 간 대화 복원, 노동기본권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1월 임원선거에서 다시 한 번 조합원들의 평가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87년 금구상운노조 위원장에 당선되면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 전국택시노련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9월 보궐선거에서 한국노총 위원장에 당선됐다.

공공노련은 지난달 24일 열린 연맹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 특별결의를 통해 김주영(52) 위원장을 한국노총 위원장 후보로 출마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김주영 위원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노조의 의사결정구조와 회계 투명성을 높이고 비리 등을 근절하며 노동운동을 쇄신하겠다"며 이를 수락했다. 김 위원장은 2002년부터 전력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전력노조와 공기업연맹이 통합해 출범한 공공노련 위원장도 겸임 중이다.

김주익(59) 위원장은 이달 14일 자동차노련 창립 50주년 기념식 직후 ‘위원장 출정 보고대회’를 열고 "위기에 빠진 한국노총에 희망을 드리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김 위원장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한국노총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현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말했다. 2009년부터 자동차노련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주익 위원장은 91년 부산버스노조 위원장에 당선된 뒤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 부의장과 부산시의원을 거쳤다.

김동만(54)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지난달 25일 문진국 집행부의 상임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출마의사를 굳혔다. 김동만 부위원장은 “박근혜 정부는 무노동 정책으로 일관하고, 노동계는 점점 위축되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한국노총 간부를 역임한 경험과 노련함을 무기로 한국노총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자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2000년 금융노조 노사대책본부장과 상임부위원장을 맡은 후 2006년 금융노조 위원장에 당선됐다. 2004년부터 한국노총과 금융노조를 오가며 대외협력 업무를 도맡았다.

◇남은 변수는?=한국노총 임원선거가 4파전 양상으로 치닫는 원인은 한국노총의 전통적인 보수파와 개혁파가 모두 분열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노총 내부에서는 내년 1월 임원선거까지 석 달의 시간이 남은 만큼 후보들 간 합종연횡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연말에 진행되는 금융노조와 자동차노련 등 주요 산별조직의 선거 결과도 한국노총 임원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선거인대회가 도입된 후 세 번째로 치러지는 이번 임원선거는 2천800여명에 이르는 선거인단의 표심이 향방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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