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사장에 임명된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이 용산참사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김 사장을 불러 "공항공사 사장으로서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을 떠나 용산참사에 대한 상당한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 사장은 "그 당시 맡은 직무상 불가피하게 수행할 수밖에 없는 결정이었다"며 "희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전문성 부족에 대한 지적에는 "공항에 대한 지식은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김 사장의 사과에도 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김석기 사장은 낙하산 인사라는 것을 빼고는 항공과 관련성이 전혀 없다"며 "경찰 출신으로 항공 분야 전문지식이 전무한 김석기 사장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도 "공사의 발전에 도움이 안 되고 국론을 분열시킬 수 있다"며 김 사장 선임 철회를 주장했다.

김 사장은 지난 7일 공항공사 사장에 임명됐지만 노조와 용산참사 유가족,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출근저지 투쟁으로 아직 집무실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사 임원추천위원회 심사평가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고도 사장으로 임명된 사실이 밝혀져 보은인사 논란까지 불거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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