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9일 진주의료원에서 강제퇴원을 당한 뒤 목화노인병원으로 전원해 치료를 받아 오던 김아무개(81) 할머니가 8월15일 폐암으로 숨졌다. 김 할머니는 생전 며느리에게 “병원을 옮긴 후 시설이랑 교통이 너무 불편하다. 재개원되면 꼭 진주의료원으로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체2급 하반신 마비와 당뇨를 앓고 있는 박아무개(여·53)씨는 진주의료원 강제퇴원 후 재활치료를 제대로 못 받아 척수공동증이 추가로 발병했다. 박씨는 집 근처 병원에는 재활의사가 없고, 2주만 입원이 가능해 병원치료를 중단한 상태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유지현)는 3일 “진주의료원 강제퇴원 환자에 대한 2차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사망환자가 늘고 건강상태가 악화되는 등 환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5월 초 이뤄진 1차 조사(42명 응답)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된 이번 실태조사에는 정상 퇴원환자·사망환자·면담을 거부한 환자를 제외한 40명이 응답했다. 실태조사는 지난달 9일부터 23일까지 해고당한 진주의료원 간호사들이 환자·보호자를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인터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1차 조사가 끝난 5월 중순 이후 강제퇴원 환자 4명이 추가로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로써 경상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 이후 병원을 떠난 환자 203명 중 사망자는 28명으로 늘었다.

강제퇴원 후 현재 상태를 묻는 질문에 15명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13명은 “변화 없다”고 답했고, "좋아졌다"는 환자는 2명에 불과했다.

진주의료원과 비교해 현재 입원해 있는 병원이나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 입원했던 병원이 어떤지를 묻는 질문에는 23명이 "진주의료원보다 안 좋다"고 응답했고, 7명은 "차이 없다"고 답변했다.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희망하느냐는 질문에는 사망환자 가족 3명을 제외한 37명 전원이 "재개원을 희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노조는 "강제퇴원 후 전원치료를 받던 환자 대부분이 진주의료원과는 비교할 수 없이 열악한 시설·장비·환경 속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들은 '재개원된 진주의료원에서 치료받고 싶다'는 염원을 이루지 못한 채 속속 사망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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