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체제’ 20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다산인권센터·금속노조·반올림 등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는 22일 오전 서울 삼성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건희 회장의 20년은 법과 제도, 민주주의와 노동인권이 파괴된 시기”며 “지금 삼성의 모습은 파국으로 가는 설국열차 같다”고 주장했다.

올해는 이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며 삼성그룹에 혁신을 주문한 지 20년째를 맞는 해다. 하지만 최근 삼성그룹 내부 분위기는 기대감과 위기감이 공존하고 있다. 산업안전 문제와 불법파견 등 삼성그룹의 고질적인 문제가 국내외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과 5월 삼성전자 화성공장에서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해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7월에는 삼성전자서비스센터 AS 기사들이 노조를 설립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위장도급·불법파견 근절과 정규직 전환,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동부는 지난 21일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탈퇴 등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지난달 23일에는 삼성반도체·LCD 공장에서 일하다 암 등에 걸린 노동자와 유족들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다.

삼성이 운영하는 해외공장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얼마 전 삼성전자 브라질 현지법인은 열악한 노동조건을 이유로 브라질 노동검찰로부터 1억달러 규모의 소송에 걸렸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삼성이 앞으로 발전하고, 상생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문제점들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