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현대자동차 희망버스 왜곡보도에 가려져 홀로 숨죽여 우는 사람이 있다. 고 박정식 금속노조 현대차아산사내하청지회 사무장의 어머니 이춘자(54·사진)씨다. 이씨는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아들을 자살로 내몬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에게 사과받을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며 "우리 아들 같은 노동자들의 자살을 막기 위해 희망버스에 타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숨진 채 발견된 고인은 충남 아산 온양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올 들어 고인을 비롯해 현대·기아차 비정규 노동자 4명이 목숨을 끊었다. 박정식 열사 투쟁 대책위원회와 유족은 지난달 29일 현대차의 사과를 요구하며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 농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현대차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씨는 "3년 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사법기관인 대법원에서 현대차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판결이 났다며 좋아했던 아들 얼굴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기자와 법, 정치인 등 우리 사회는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그는 울음을 참느라 빨개진 얼굴로 말을 이었다. 이씨는 "노동자는 법과 판결을 따르라며 목숨을 끊는데 현대차는 판결을 무시하며 신규채용을 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언론사와 경찰은 희망버스와 현대차 비정규직을 폭도로 매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정몽구 회장이 사과할 때까지 아들의 시체를 안고서라도 정몽구 자택 앞이든 현대차 본사든 어디든 가겠다"며 "희망버스는 사람을 살리기 위한 버스로 언론사들은 현대차 희망버스의 본질을 제대로 보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고 박정식 사무장은 2004년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업체에 입사했고, 올해부터 지회 사무장을 맡아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가 사내하청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75일간 진행했던 현대차 본사 앞 노숙농성 투쟁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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