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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현대사] 광주세대가 촛불세대에 전하는 시대의 기록

“지금 촛불집회가 열리는 여기 시청광장에서 이한열 열사 장례를 치를 때 최루탄이 터지고 막 그랬어.”

“근데 아빠, 이한열이 누구야?”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열리던 서울광장에서 만난 아빠와 딸의 대화다. 스스로를 광주세대로 부르는 아빠는 촛불세대인 딸에게 20대부터 50대까지 30년간 자신이 한국현대사를 관통하며 걸어온 기록 ‘아빠의 현대사’를 들려줘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아빠의 현대사>(사진·레디앙·1만8천원)의 저자 이근원씨는 현재 공공운수노조·연맹 대외협력국장으로 대표적인 노동·진보정당 운동가다. 이른바 386세대인 저자는 스스로를 광주세대라고 부른다. 민주화운동의 주역 386이란 단어엔 노동자가 빠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대학 입학과 동시에 '전두환'과 '광주항쟁'에 맞닥뜨렸다. 두 가지 화두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그 역시 학생운동을 하다 감옥을 다녀왔다. 안산반월공단과 서울·부천·울산지역 공단에 위장취업을 했고, 자연스레 노동운동을 접했다. 이후 서울로 올라와 전문기술노조연맹과 민주노총을 거쳐 공공운수노조·연맹에서 20년간 활동하고 있다. 민중당과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정당 운동도 했다.

저자는 <아빠의 현대사>를 통해 자신의 삶과 투쟁의 기록이자 한국사회의 가장 치열했던 시대사를 남김으로써 “나의 과거와 너(딸)의 현재,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닿아 있는지 공유하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역사의 기록을 넘어 소통의 도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부제를 ‘미래를 향한 회상-광주세대가 촛불세대에게’라고 붙인 까닭이다.

그는 말한다. 80년대 민주화 투쟁의 성과는 학생들만의 것이 아니며 노동자들의 각성과 투쟁에 의한 것이라고. 그로 인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저자는 노동운동의 무력화와 고립화, 진보정당 운동의 부침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감옥에 있을 때 컵라면 용기에 꽃씨를 심은 적이 있다. 단지 물만 주었을 뿐인데 어느 날 거기서 백리향의 새싹이 올라왔다. 신기하고 또 신기했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꽃이 피리라는 낙관은 결코 근거가 없는 게 아니다. 당장 지금의 상황은 비관적이지만 낙관적으로 세상을 보아야 할 이유다."

연윤정  yjyo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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