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소정근로시간을 다 채워 일한 버스운전기사에게만 지급되는 승무수당과 위험수당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근로시간에 따라 지급금액이 달라지는 수당도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이라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제1민사부(재판장 이인형 판사)는 24일 버스사업장인 평택여객(주) 소속 운전기사 김아무개(46)씨 등 43명이 “승무수당과 위험수당을 포함시켜 통상임금을 재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그동안 미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에서 버스기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관전 포인트는 하루 소정근로시간을 다 채워 근무한 노동자에게만 지급되는 수당이 과연 통상임금에 해당하느냐다. 기존의 판결과 고용노동부의 예규는 실제 근로 여부에 따라 지급액이 변동되는 금품과 1임금산정기간(한 달에 한 번) 이외에 지급되는 금품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평택여객의 경우 노사가 합의한 임금협정서에 명시된 1일 소정근로시간은 15시간(기본근로 8시간·연장근로 7시간)이고, 시급형태로 급여를 줬다. 회사는 1일 소정근로시간을 모두 채운 노동자에게 하루 1만120원의 승무수당을, 80번 버스와 좌석버스노선을 운행하는 노동자에게는 하루 1만2천원의 위험수당을 지급했다.

재판부는 △승무수당·위험수당은 임금협정서에서 일정액을 확정해 일당액에 의한 임금과 별도로 지급해야 할 의무를 부과한 점 △‘승무 또는 80번·좌석버스 승무’라는 일정 기준에 도달한 운전자들에게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된 점 △실제의 근무성적과 관계없이 근무일수에 따라 고정적으로 지급된 점 △근무성적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고 보기 어려움 점 등을 들어 “승무수당·위험수당은 근로의 대상으로서 통상임금의 성질을 가진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운전자마다 출근일수가 달라 월 합산액에 차이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두고 실제 근무성적에 비례해 지급액이 변동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건을 대리한 김기덕 변호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는 “이번 판결은 통상임금의 판단기준 가운데 하나인 ‘고정성’을 폭넓게 인정한 것으로, 유사한 임금항목을 갖고 있는 다른 사업장에 파장이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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