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희망버스 기획단이 "대한민국 을의 상징인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를 바로잡을 때까지 을의 연대인 희망버스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기획단은 21일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 철탑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벌의 슈퍼 갑 지위를 이용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유린하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획단은 지난 17일 현대차 불법파견 인정과 정규직화를 촉구하며 정몽구 회장 등 현대차 대표단에게 면담 요청 공문을 보냈다. 전국에서 모인 시민 3천여명도 현대차에 대화를 요구하며 20일 희망버스·열차·비행기에 올랐다.

하지만 현대차는 컨테이너 박스로 차벽을 쌓아 놓고 용역을 내보냈다. 20일 밤 8시부터 자정까지 희망버스 참가단과 사측 간 충돌이 이어졌고, 1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시민 11명은 응급실로 실려갔고, 7명은 불구속 입건 뒤 21일 오전 풀려났다. 경찰도 10여명이 다쳤다.

대치 과정에서 사측은 기획단이 보낸 면담 요청 공문과 관련해 "항의서한만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획단은 면담을 재차 요구했고, 사측은 이를 거부했다. 기획단 관계자는 "현대차는 대화요구에 대해 처음부터 컨테이너 박스로 몽구산성을 만들어 놓고 폭력으로 시민들을 맞이했다"며 "반칙을 일삼는 슈퍼 갑 정몽구 회장이 10년간 이어진 불법파견 투쟁을 무시하고 대법원 판결에 몽니를 부린다면 강도 높은 방식으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희망버스 현장에서 현대차의 탐욕을 봤다"며 "노동자들의 분노를 조직화해 하반기에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특별협의가 진행 중인데도 희망버스와 현대차 비정규직지회가 합세해 공장점거를 시도하고 폭력을 행사해 유감"이라며 "폭력행위를 주도한 자들에 대해 민형사상 고소·고발과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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