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현대자동차를 향하는 희망버스 기획단이 17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희망버스 참가를 독려하고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다. 한 참가자가 분홍색 희망버스 손수건을 목에 두르며 웃고 있다. 정기훈 기자
현대자동차 희망버스 기획단이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기획단은 17일 오전 서울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희망버스가 불법을 꺾고 반칙을 넘어 현대차 울산공장 안으로 들어가 정몽구 회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획단은 "20일 현대차 사내하청 해고자 최병승·천의봉씨가 철탑농성 중인 울산공장으로 향하는 희망버스는 투쟁버스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철탑농성은 이날로 274일째다.

22일이면 대법원이 현대차 사내하청 불법파견 판결을 내린 지 3년이 된다. 그런 가운데 올 들어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현대차 비정규직 2명·기아차 비정규직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대차는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지 않은 채 신규채용을 진행 중이다. 기획단이 "불법의 대명사 정몽구 회장의 몽니를 더 이상 봐줘선 안 된다"고 선언한 이유다.

기획단은 이날 정 회장에게 면담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기획단은 공문을 통해 "대법원 판결 취지는 자동차 조립생산 공장에서는 합법도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아무 잘못 없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더 이상 죽음에 내몰리지 않도록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성윤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현대차 공장 앞에서 멈춰 서 버렸다"며 "18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희망버스 사수를 결의해 현대차 문제 해결의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현제 금속노조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장은 "현대차가 법을 이행하지 않는 것보다 죄 없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죽어 가는 현실이 더 아프다"며 "(최병승·천의봉) 두 동지가 살아 내려올 수 있게 함께 투쟁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16일 회사 소식지에서 "울산 방문을 앞둔 희망버스는 혼란버스로 외부세력이 개입하면 상황만 악화될 것"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은 특별협의에 임하는 하청지회의 변화된 자세"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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