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비자금 조성·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 KEC가 90% 무상감자를 추진해 내부거래를 통한 적자책임을 주주들에게 떠넘긴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금속노조 KEC지회는 3일 “곽정소 KEC 회장이 해외로 자금을 빼돌려 고의적으로 경영부실에 이른 책임을 일반주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무상감자 반대입장을 밝혔다. 금속노조 구미지부는 7일 KEC 총회장소인 서울교육문화회관 거문고홀에서 무상감자 저지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KEC는 지난 4월26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통주식 10주를 동일 액면주식 1주로 무상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주주총회에서 감자를 결의하게 되면 KEC의 보통주 주식수는 1억9천47만3천849주에서 1천904만7천384주로 줄어든다. 자본금은 952억3천692만4천500원에서 95억2천369만2천원으로 감소한다. KEC가 감자결정을 공시한 뒤 KEC 주식은 하한가를 치고 있다.

노동계는 대규모 무상감자를 초래한 자본잠식 원인으로 곽정소 회장의 무분별한 내부거래를 지목하고 있다. 곽 회장은 KEC에 핵심부품을 공급하던 계열사 두 곳을 유령회사로 의심받는 홍콩 소재 기업에 팔아넘긴 뒤 내부거래로 역외탈세를 하고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지회의 고발로 국세청 조사가 진행 중이다. 지회 관계자는 “곽 회장의 비리로 소액주주들은 주식피해를 보고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을 당했다”며 “곽 회장을 구속해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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