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 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탐욕의 제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상영된다. 반올림은 "영화 <탐욕의 제국>이 25일 오후 5시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열리는 신천 메가박스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다"고 밝혔다.

97년 시작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세계 여성영화의 흐름을 알리고, 아시아 여성 영화인력을 발굴해 영화제작을 돕는 세계적인 영화제다. 올해로 15회를 맞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4일부터 30일까지 신천 메가박스에서 열린다.

홍리경 감독(푸른영상)이 만든 <탐욕의 제국>은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희소병과 싸우는 여성노동자들과 가족이 겪는 현실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영화에서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민웅씨의 아내 정애정씨·삼성전자 LCD공정 납땜 업무를 하다 뇌종양에 걸린 한혜경씨와 어머니 김시녀씨·삼성 입사사진을 간직하고 사는 유방암 환자 박아무개씨가 나와 희망을 얘기한다.

25일 첫 영화 상영이 끝나면 홍리경 감독과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가족들이 관객과 대담을 나누는 행사가 진행된다. 영화는 27일 다시 한 번 영화제에서 상영된 뒤 다음달 2일 대구에서 열리는 사회·복지영화제 폐막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반올림은 "깨끗한 방에서 하얀 방진복·하얀 방진모·하얀 마스크를 쓰고 눈만 내놓고 일했던 이름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며 "최첨단이라는 이름에 가려 많은 것을 잃어야 했던 여성노동자들의 삶과 희망을 그렸다"고 밝혔다.

반올림 관계자는 "영화를 통해 '삼성 직업병 피해자'라는 단순한 수식어를 넘어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생각하는 계기로 나아가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제 홈페이지(wffis.or.kr/wffis2013/01_introduction/01_introduce.php)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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