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건설기계지부
울산지역 레미콘 회사를 상대로 파업을 벌이고 있는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지부장 김낙욱) 소속 간부 4명이 무보수 장시간 노동 근절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20일 지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께 김낙욱 지부장과 오명환 부지부장이 울산시 매암동에 있는 한라엔켐 울산공장 높이 20미터 시멘트 저장탑에 올랐다. 장동기 지부 레미콘총분회장과 조창호 교육선전부장도 같은 시각 울산시 언양읍 대원레미콘 언양공장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고공농성에 돌입하면서 레미콘업계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 관행 근절과 정당한 대가 인정을 촉구했다. 대다수 레미콘 노동자들은 새벽에 출근해 밤늦게 까지 일하는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 차량운행 횟수에 따라 임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일이 있을 때까지 장시간 대기하는 경우가 잦다. 그런데 대기시간에는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레미콘총분회는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사측에 장시간 노동에 대한 대책과 대기시간 보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반면 사측은 레미콘총분회 조합원들의 노동자성을 문제 삼으며 대화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최근 지역 내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오후 5시 이후 레미콘 운행시 왕복 1회전 당 5천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대기수당(1만원)을 인정하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하지만 대형 업체로 분류되는 한라레미콘·쌍용레미콘이 난색을 표하고, 대원그룹 소속 3개 레미콘 회사가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가운데 사측이 파업 장기화에 따라 직장폐쇄·미복귀자 계약거부·파업과 관련한 손해배상 청구 등으로 지부를 압박하고 나서자 파업지도부 차원에서 고공농성을 결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부는 “고공농성자들이 장시간 노동 문제에 대한 노사 쌍방의 진전된 합의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고공농성을 접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하루 14시간 노동이나 새벽·야간 대기시간을 보상하지 않는 비상식적인 노동관행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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