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28일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사고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불산 누출량을 축소·은폐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담긴 고용노동부 보고서가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재해조사보고서를 19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누출된 불산이 연기로 기화하는 현상(흄 현상)이 가장 심했던 사고 당일 오전 3시45분부터 오전 6시까지 2시간15분 동안 누출된 불산이 60리터에 달했다.
노동부는 사고 당시 11라인 불산탱크의 밸브·플랜지 부위에서 누출이 지속돼 탱크 교체가 불가피했음에도 고압을 유지한 채 불산을 계속 공급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로 인해 누출부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됐고 빠져나온 불산 흄이 실내에 다량 확산돼 현장 노동자가 사망에 이른 것으로 봤다.
한정애 의원에 따르면 이때 불산 누출량은 삼성전자가 언론에 공개·설명한 2~3리터보다 30배나 많았다. 상당량은 송풍기를 통해 외부에 무방비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연기가 가득한 공장 CCTV 화면을 사건 발생 직후 공개한 바 있다.
한 의원은 "인근 지역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화학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삼성전자는 불산 누출량을 축소·은폐하는 데 급급했다"며 "사고 초기 공정을 중지하고 탱크에 잔류해 있는 불산을 제거하는 등 초기 대처를 제대로 했다면 인명피해와 다량 누출을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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