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연대

"생계형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주요 고용형태로 자리 잡았지만 사회적 인식과 제도는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어요. 알바도 노동자라는 것을 알리고, 최저임금을 실제 생계비 기준으로 산정해 생활임금이 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비정규·불안정 노동자를 대변하기 위해 출범한 알바연대(대표 김순자)의 활동목표다. 알바연대는 18대 대통령선거 후보였던 김순자씨의 캠프조직이 중심이 돼 올해 1월 발족했다. 알바연대는 '최저임금 1만원'을 내걸고 시위와 노동상담을 병행하며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달 1일에는 '알바데이' 행사를 개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혜정(29·사진) 알바연대 상담팀장은 지난 9일 오전 서울 홍대 인근 알바연대 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최저임금 1만원 운동'에 대해 "최저임금을 둘러싼 불합리한 현실을 폭로하고 최소한의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최저임금 1만원을 위해 사회가 함께 고민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1만원의 현실 가능성을 따지기 전에 지금의 최저임금이 생활을 보장하는 데 있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지 먼저 질문해 보자는 주문이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최저임금은 1만원이다.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OECD 회원국 26개국 중 19위에 불과하다.

양대 노총과 32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최저임금연대는 최근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으로 시간당 5천910원(주 40시간 기준 월 123만5천190원)을 제시했다. 전체 노동자 정액급여의 절반으로 올해 최저임금(4천860원)에서 21.6% 인상된 금액이다. 하지만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단신노동자 생계비는 지난해 기준으로 151만2천717원이다. 최저임금연대 요구가 100% 반영돼도 적자인생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이혜정 팀장은 "최저임금연대가 공동투쟁을 위해 공동요구안을 수립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그 요구안이 반드시 동일한 액수의 인상을 요구하는 투쟁에 한정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최저임금에 관한 기존 틀을 넘어 다양한 업종과 지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각자 삶에 맞는 요구를 제기해 사회적 압박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어 "최저임금 1만원은 가난한 영세 자영업자와 노동자가 가져가야 할 몫을 가로채는 자본과 싸우자는 것"이라며 "물가인상률보다 임금인상률이 항상 낮고 대기업의 순이익은 늘지만 임금은 정체되는 잘못된 임금구조를 바꿔 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바연대 회원은 200여명이다. 회원들로부터 받은 활동비(월 4천860원)와 기타 후원비를 받아 운영한다. 회원은 17~58세까지 다양하다. 언론기사와 알바연대 캠페인 전단지를 보고 찾아온 회원도 적지 않다.

알바연대의 노동상담 실적을 보면 체불임금 문제가 압도적이다. 지방의 경우 시급이 2천900원부터 시작하는 곳도 있다. 그러다 보니 알바를 하기 위해 시급이 높은 서울 강남으로 원정을 오는 사람들도 있다. 이 팀장은 "편의점에서 시급 4천300원을 받다 해고된 50대 남성 가장이 전단지를 보고 찾아왔는데 함께 투쟁을 벌인 끝에 체불임금을 받기도 했다"며 "회원들의 지지가 뜨거워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알바연대는 손님이 뜸한 새벽 1시부터 심야 알바현장(편의점·피시방·비디오방 커피숍)을 방문해 실태조사와 노동상담을 한다. 최저임금 미만 지급 사례 등을 제보받으면 기업을 상대로 구제활동도 벌인다. 이 팀장은 "알바 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해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는 탓에 삶이라는 게 없다"며 "물질적 빈곤을 넘어 사회적 관계의 빈곤이 주는 고립감도 만만치 않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에 따라 "알바노동의 문제는 알바연대 혼자 풀어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최저임금이 실제 생계를 기준으로 산정돼 본래 취지처럼 생활이 가능한 임금으로 만드는 사회적 논의에 노동계를 비롯한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함께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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