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훈 기자

사람을 닮았지만, 사람이 아니다. 종일 허리 굽혀 사람을 반기지만 마네킹은 모형에 그친다. 자유의지와 감정 따위 인간의 조건을 갖지 못했으니 기계로 불린다. 밥벌이 엄중한 탓에 사람은 종종 기계처럼 일하지만, 기계는 아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라는 당연한 말은 그래서 구호다. 갑 행세 누군가는 때리고 을 처지 누군가는 맞는다니 오늘 절실한 외침이다. 갑 놀음이 오래도록 뼛속 깊어 그 짓거리야말로 기계적이다. 인간성을 파괴하는 행위다. 사람을 닮았지만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측은지심은 잠시 거두고 시비지심을 올곧게 세워 엄히 다룰 일이다. 너그럽게도 수오지심을 가르칠 따름이다. 그도 사양한다면 사람들 새로운 러다이트운동(기계파괴)에 나설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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