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혈병 등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삼성전자와 피해자측의 대화가 일정과 논의범위 등을 조율하기 위한 사전만남부터 삐걱대고 있다는군요.

- 8일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성명을 통해 지난 4일 삼성전자측과 진행한 2차 실무협의 결과와 관련해 삼성전자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실무협의 자리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피해자 가족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으려 했고, 피해자들을 위해 묵념을 하자는 제안을 거절하는 등 피해자 가족에게 상처를 줬다는 내용입니다.

-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인사부터 하자는 제안을 거절하다가, 나중에는 소속과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인사를 나눴답니다.

- 또 “삼성에서 일하다 병에 걸려 먼저 죽어간 노동자들과 투병 중인 분들을 생각하면서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갖자”는 제안을 거부하다가, 피해자들이 묵념을 진행하자 퇴장했다가 나타났다는군요.

-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묵념을 함께하는 것이 삼성전자 관계자들에게 불편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피해자 가족들만이 묵념을 할 때에 조용히 지켜볼 수 있는 여유조차 없었을까요? 협의 대상들에게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말하는 것은 기본 상식이 아닐까요?

- 지난 1월 “(백혈병으로 숨진 노동자의) 유가족과 만나 대화하겠다”고 밝힌 삼성전자 의지가 의심될 수밖에 없네요.

'야만의 문명'을 어찌하오리까

- “그 새벽, 노동자들은 동료들 죽음의 억울함을 풀고 사태 해결을 위해 호소할 수 있는 유일한 터전을 잃어버렸습니다. 잔인한 시대, 야만의 문명이 불러온 참극입니다. 일하는 자들이 천대받는 죄 많은 시대입니다.”

- 나승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는 지난 7일 '사제연대' 소식지에서 대한문 쌍용자동차 분향소 철거 소식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신부님들에게 호소하며 쓴 글입니다.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매일 미사를 봉헌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노동자들을 지켜 주십사 청합니다.”

- 나승구 대표는 “매일 저녁 6시30분에 미사를 ‘봉헌’하고 저녁 8시까지 분향소 터를 함께 지키겠다”고 했습니다. 노동자와 시민들이 무더기로 연행되고 성직자까지 끌려가는 터라 “긴급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미사는 8일부터 시작됐습니다.

- ‘잔인한 시대, 야만의 문명’을 어찌하오리까.

서울시 끝내 대형마트 생필품 판매규제 후퇴

- 서울시가 51개 생필품 품목을 대형마트에서 팔지 못하게 하려던 기존 방침을 후퇴시켰습니다. 서울시는 8일 "이들 품목 제한을 신규 출점 등으로 기존 상권과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적용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 서울시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난 3월 발표한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 판매조정 가능 품목'은 연구용역 결과로 확정된 게 아닌데 그렇게 비춰져 시민에게 혼란을 초래해 유감"이라며 "특정품목 판매제한 권고 정책은 우선 대형유통기업의 신규 출점이나 영업 확장 등으로 기존 상권과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에만 적용하겠다"고 전했습니다.

-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각계 의견 수렴과 용역 결과를 토대로 대형마트·SSM 판매조정 가능품목 51종을 선정했다"며 "권고가 구속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국회에 법 개정도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 후 대형 유통업계는 영업자율권 침해를 이유로, 일부 시민단체는 소비자 불편을 이유로, 신선식품을 납품하는 농어민과 중소 협력업체들도 파산을 이유로 강력 반발했는데요.

- 특히 농어민과 중소 납품업체 관계자 2천여명은 9일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반대 집회를 갖기로 해 서울시를 곤혹스럽게 했습니다. 하지만 법제화를 포기한 서울시의 '권고'가 대형마트에 실제 규제를 가할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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