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임원선거에 출마했던 백석근-전병덕(위원장-사무총장) 후보조가 사퇴하면서 23일 예정된 민주노총 선거는 이갑용-강진수 후보조를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로 치러지게 됐다.

백석근 후보조는 8일 오전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백 후보조는 사퇴서를 통해 “조합원들은 재투표를 둘러싸고 조직 내부의 논란과 갈등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며 “23일 임시대의원대회가 민주노총 정상화와 조직발전의 새로운 시작이 돼야 한다는 바람과 기대에 따라 후보를 사퇴한다”고 밝혔다.

백 후보조의 사퇴 선언은 지난달 26일 중앙선관위 결정에 대한 논란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달 20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진행된 선거에서 1차 투표 결과 과반수 지지자가 나오지 않은데 이어 성원부족으로 2차 투표가 무산된 것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두 후보조를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중앙선관위 결정이 나온 뒤 1차 투표에서 다득표한 이갑용 후보조는 강하게 반발했고 백 후보조 선거대책본부 내에서는 사퇴의견이 제기돼 왔다. 백 후보를 추천한 산별연맹 대표자들과 전 후보를 배출한 현장실천연대 내에서도 사퇴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 후보조 사퇴에 따라 23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는 이갑용 후보조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이 후보조는 대의원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지지를 받으면 당선을 확정짓게 된다. 반면에 의사정족수 부족으로 대의원대회가 무산되거나, 이 후보조가 과반수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중앙선관위는 선거무산 선언과 함께 재선거 공고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민주노총은 지도부 공백사태가 길어지는 부담을 안게 된다.

중앙선관위는 대의원들의 투표 참가 독려를 위해 조만간 담화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갑용 후보조도 9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의원대회 성사와 지지 등을 호소할 계획이다. 이 후보조 선대본 관계자는 “백석근 후보측 사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박근혜 정권에 맞서 민주노총이 투쟁할 수 있도록 변화와 혁신에 동참할 것을 대의원들과 조합원들에게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갑용-강진수 후보조는 지난 20일 선거에서 1차 투표 결과 투표 참여 대의원 570명 중 47.7%인 272표를 획득해 백석근 후보조를 14표 차이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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