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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폐업과 공공의료 위기, 해법은 무엇인가

경상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가 정치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간 충돌 양상에다 야당 국회의원과 도의원들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진주의료원 정상화 방안을 요구하는 공문을 경상남도에 보냈다. 경영개선을 위한 자구노력과 고통분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폐업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홍 도지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임 도지사는 폭탄 돌리기를 하는 등 강성 노조 눈치보고 넘어갔다”며 “복잡한 현안을 풀 때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적자를 이유로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게 될 경우 더 심한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다른 지방의료원들도 도미노 식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공공의료 성격상 적자는 불가피한 데 경영논리로만 재단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러다가는 지방 공공의료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공의료 위기로 상징되는 진주의료원 사태의 해법은 무엇일까.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아닌 밤중에 홍준표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전략기획단장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은 한마디로 일체의 과정과 절차를 무시한 이른바 ‘홍반장’(홍준표 경상남도지사를 부르는 별칭)의 즉흥적이자 일방적인 반인륜적 행위다. 취임한지 69일 만에, 임기도 1년 남짓 남은 도지사가 병원 방문도 한 번 한 적 없이 103년 된 공공병원에 대해 ‘강성노조의 해방구’라는 어마어마한 낙인을 찍어서 문을 닫겠다고 한다. 한 마디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꼴이다. 홍 도지사가 주장하는 적자 타령, 강성노조 탓은 과도하게 부풀려져서 일고의 논의할 가치도 없는 주장이지만 설령 백보천보 양보해서 맞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폐업의 근거는 될 수 없다. 건물에 균열이 생긴 것이 누구 탓인지 논쟁을 하고 있는 중인데 재판부가 갑자기 건물주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는 격이다. 그것도 재판 도중에 말이다. 5년 전 수백억원을 투입해 현대화 된 진주의료원이 이렇게 문을 닫아야 한다면 5.9%에 그치는 한국의 공공의료는 전부 다 문을 닫아야 한다. 그러면 의료 영리화는 더욱 더 기승을 부릴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와 국민의 몫이 된다. 홍 도지사는 무상급식 문제에 목숨 걸다 스스로 탄핵을 자초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빨리 결단해야 한다. 홍 도지사는 평소 승부사로 불리고 있는데 힘 없고 약한 진주의료원과 환자를 상대로 승부를 벌이려고 하고 있다. 이번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를 계기로 한국 공공의료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발전시키는 데 진정한 승부를 걸 것을 권고한다. 경남도청 앞에 붙어있는 ‘당당한 경남시대’처럼,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때 보여준 노사정 대화 노력처럼 당당하고 열린 마음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복지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정치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소통이다.

"공공의료 위한 건강한 적자, 폐업 이유 안돼"

박지영
공공운수노조연맹
공공기관사업팀 국장

한국사회에서 공공의료시설이 차지하는 비율은 6%로 대단히 낮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있는 지방의료원 하나를 없앤다는 것은 의료공급체계 자체를 민간중심으로 한층 강화시키겠다는 얘기다.

경남지역에 의료원이나 병원 숫자가 적은 편은 아니지만 지방의료원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위상이 있다. 때문에 적자가 많든 적든, 재무구조가 어떻든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고 보호해야 한다. 공공기관 의료는 서민들을 위해 병원비를 민간병원보다 낮게 책정하고, 과잉진료를 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이 많이 남지 않는다. 그런데 이같이 공공의료를 위한 '건강한 적자'를 이유로 공공의료원을 폐업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경상남도가 주장하는 폐업의 근거에도 동의할 수 없다. 경상남도는 진주의료원이 매년 40억~60억원가량의 적자가 있어 감당하기 어렵고, 300억원의 부채가 있어서 3~5년 안에 병원이 파산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진주의료원은 2011년 말 부채비율이 63.9%로 안정적인 재무구조이며 실제 현금손실은 약 10억원에 불과하며 장부상의 40억~60억원이라는 것과도 차이가 난다. 적자가 있어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운영해야 할 병원인데다 재무구조도 나쁘지 않다는 말이다. 또 경상남도의 예산 규모는 전국 16개 자치단체 중 6번째다. 그런데도 지방의료원 지원은 후순위다. 경상남도 자체가 예산이 부족한 상태에서 지방의료원에 대해 다른 지역보다 혈세를 많이 지원하는 것도 아니다.

의료공급체계가 민간·영리 중심으로 돼 있기 때문에 이를 제어하고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공공병원이 늘어나야 한다.

"직원·도민들과 머리 맞대면 의료원 정상화 가능"

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첫 번째 복지대책이 지방의료원 중 하나를 폐쇄하는 것이라고 한다. 지난달 26일 아무런 예고도 없이 폐업을 선언한 뒤 다음 달 초에 도의회가 열리면 진주의료원을 폐업한다는 조례를 통과시키겠다고 한다. 1910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공공병원 하나가 졸지에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폐업 대책도 정말 기가 막힌다. 입원환자는 다른 병원으로 옮기게 하고 돈을 대주겠다고 하고, 직원들에 대해서는 취업알선을 해주겠다고 한다. 문을 닫은 병원을 어떻게 사용할지 대책도 없다.

보건복지부가 이달 20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경상남도에 공문을 보내 진주의료원 폐업을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민의 건강권을 책임지고 있고 공공의료를 총괄하는 부처로서 책임 있는 입장을 밝힌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을 수정하고 보건복지부의 요청을 수용해 진주의료원 정상화 방안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환자퇴원을 강요하는 비인도적이고 반인륜적인 행위가 더 이상 계속돼서는 안 된다. 경상남도가 의료원·직원·도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댄다면 진주의료원 정상화는 충분히 가능하다.

"진주의료원 폐업은 박근혜 정부 의료민영화의 신호탄"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진주의료원 폐쇄는 명목으로나마 유지되던 공공의료기관을 아예 없애려는 박근혜 정부의 첫 민영화 조치다. 역대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지 않아 지방의료원을 고사시켰다면, 박근혜 정부는 전면적 의료 민영화를 위해 아예 공공병원의 문을 닫아 버리는 방식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런 공공의료기관 중 하나인 진주의료원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날 진주의료원에는 200여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다. 홍 도지사는 재정적자를 이유로 댔다. 그러나 전국 지방의료원 34곳 중 흑자를 내는 곳은 단 1곳뿐이다. 민간의료기관들은 대놓고 돈벌이를 하지만 공공의료기관은 수익을 목표로 삼지 않기 때문이다.

서민과 저소득층이 많이 이용하는 지방의료원은 민간병원에 견줘 입원비는 평균 67%, 외래 진료비는 약 79%만 받는다. 또 지방의료원은 진료비를 받지 않는 의료급여 환자를 더 많이 진료한다. 게다가 비급여 진료를 거의 하지 않는다. 환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결국 제대로 된 진료를 하기 때문에 돈을 못 버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다. 그동안 지방의료원에 대한 정부의 투자는 날이 갈수록 줄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지방의료원 예산이 절반으로 삭감되기도 했다. 수익을 남기지 않으면 재정지원을 하지 않겠다며 “선택과 집중에 의한 국고 지원 실시” 방침을 정했다.

결국 무늬만 공공병원이지 정부가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는 말이다. 사실 의료로 수익을 남기겠다는 발상이 말이 안 된다. 예를 들어 어느 날 우리 동네 구청장이 내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나 중학교가 적자라고 문을 닫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진주의료원이 이대로 폐쇄된다면 나머지 지방의료원들도 문을 닫거나 민간병원처럼 돈벌이 진료를 하라는 압력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 폐쇄에 맞서 함께 연대하고 싸워야 하는 이유다.

“4월 임시국회서 지방의료원 법률 개정안 통과시키고 도의원 압박해야”

정백근
경상대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진주의료원 폐업이 옳지 않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중앙 정치권에서도 잘못된 지방의료원 폐업 결정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지역에서도 대부분의 주민들이 폐업을 반대한다는 서명을 했다. 정치권·지역주민·시민단체 등 모두가 반대하고 있는데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도청 보건복지여성국에서만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하겠다고 나섰다. 홍 도지사와 도청이 계속 밀어붙인다면 폐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다. 개정안의 핵심내용은 지방의료원 설립이나 해산시 보건복지부 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개정안이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면 진주의료원 폐업을 막을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도의원들을 압박해야 한다. 경상남도는 이달 7일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한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도의회에서 조례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관련 상임위원회인 문화복지위원회 도의원은 새누리당 의원이 다수다. 하지만 여론 때문에 폐업을 강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방의료원법 개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국회의 노력과 도의원 압박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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