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강성 노조" 등을 언급하며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한 책임을 노조 탓으로 돌린 것과 관련해 노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18일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유지현)에 따르면 홍 도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회의실에서 열린 정례 간부회의에서 “진주의료원은 강성노조의 해방구”라며 “진주의료원에 투입할 돈을 서부경남지역 의료낙후지역에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홍 도지사는 “의료원 운영 과정의 부정부패와 리베이트가 있었는지, 감사실과 법무담당관실에서 종합 검토하라”며 “부당하게 지급된 엄청난 액수가 아직 환수되지 않았으니, 빨리 환수하고 사법처리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에 대해 성명을 내고 “홍 도지사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노조를 매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홍 도지사는 공공병원 폐업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애꿎게도 공공병원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노조를 비난하고 있다”며 “노조를 진주의료원 경영악화의 책임회피용, 공공병원 폐업의 명분을 쌓기 위한 희생물로 삼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진주의료원에 투입할 돈을 서부경남지역 의료낙후지역에 투입하라는 홍 도지사의 주장은 여론호도용”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어 "경상남도가 총 524억원의 예산을 들여 신축 이전한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후 매년 50억원의 예산을 서부경남 의료낙후지역에 투입한다는 것"이라며 "50억원을 진주의료원에 투입한다면 부채와 적자에서 벗어나 서부경남지역 도민을 위한 최고의 공공병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홍 도지사의 "부당 지급된 엄청난 액수"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노조를 비리집단으로 내몰기 위한 악의적인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시간외수당이나 보수를 초과지급한 것은 의사들의 공공병원 근무를 유도하기 위한 경영진의 결정"이라며 "진주의료원 임직원 전체를 부도덕하고 부정·비리집단인 것처럼 호도해 폐업으로 몰아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노조 관계자는 "홍 도지사는 노조혐오증을 거두고 이성을 되찾아 진주의료원 경영악화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며 "경상남도는 수요예측 실패와 의료진 수급 실패의 책임을 인정하고, 진주의료원을 서부경남지역 공공병원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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