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국제중에 이어 대원국제중에서도 사회적배려 대상자(사배자) 전형으로 부유층 자녀들이 대거 입학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도 국제중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도가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정진후 진보정의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제출받아 12일 공개한 서울 대원국제중의 학년별 고소득층 학부모 직업군 자료에 따르면 사배자 전형 비경제적배려대상자로 입학한 학생 가운데 부모 직업이 의사·교수·법조인·사업가인 학생이 47.9%나 됐다.

이들 직업군 자녀가 일반전형으로 입학한 비율은 36.2%에 그쳤다. 사배자 전형으로 입학한 부유층 학생 비율이 일반전형 입학비율보다 높은 것이다. 이들은 사배자 전형의 한부모가정이나 다자녀가정 자격을 적용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원국제중의 비경제적 배려대상자 입학생의 최근 3년간 자료를 분석했더니 부모가정 자격자는 8명, 다자녀가정 자격자는 28명이었다. 반면 다문화가정은 3명, 장애인 5명, 경찰관은 3명에 불과했다. 아동복지시설 출신이나 소년소녀 가장 등은 한 명도 없었다.

경기도 가평에 있는 청심국제중의 2013학년도 비경제적 배려대상자 입학생은 9명이었다. 이 중 다자녀가정 자격자가 5명, 한부모가정 자격자가 1명이었다. 다자녀가장 입학생 5명의 부모는 의사가 2명, 사업가가 3명으로 부유층이었다.

국제중의 사배자 전형 논란은 올해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영훈국제중에 한부모가정 자격으로 입학한 것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정진후 의원은 "국제중의 사배자 전형이 고소득층 자녀의 입학통로로 악용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제중 입시비리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는 한편 비리를 양산하며 초등학생부터 입시경쟁에 휘말리게 하는 국제중의 존폐 자체에 대한 재논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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