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은행지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외환은행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잔여지분(40%) 인수를 통한 상장폐지를 저지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외환은행의 상장이 폐지되면 소액주주들의 재산권이 침해되고 하나금융지주가 약속한 ‘5년 독립경영’ 합의가 무너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위원장 김기철)는 지난 9일 오후 서울 을지로2가 외환은행 본점 앞에서 ‘합병저지 전체 직원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부에 따르면 이날 대회에는 외환은행 전체 직원과 소액주주, 노동계·정당 인사 등을 포함해 6천여명이 모였다.

김기철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지금의 모든 사태는 멀쩡한 외환은행을 상장폐지 하겠다고 나선 데 원인이 있다”며 “국민연금과 한국은행·금융위원회는 노사정 합의를 위반하고 소액주주들의 피눈물을 강요하는 하나지주의 강제적 주식교환 작업을 즉각 중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모든 것을 대화로 해결하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하나금융지주는 주식교환과 상장폐지, 해외합병 추진도 모자라 최근에는 지주사에 대한 현금배당까지 강요했다”며 “하나금융지주가 강제합병을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하면서 노조파괴와 직원 생존권 말살을 획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에 이어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과 김동만 한국노총 부위원장·김기준 민주통합당 의원·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의 연대사가 이어졌다. 이들은 “상장폐지 저지는 금융 공공성을 지켜 내는 정당한 투쟁”이라며 “외환은행지부의 투쟁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회 참가자들은 “경제민주화 역행하는 주식교환 중단하라”, “일방적인 상장폐지 하나금융은 각성하라”, “상장폐지 어림없다, 독립경영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부는 이날 투쟁결의문을 통해 △하나금융지주는 주식교환 및 상장폐지 중단 △외환은행 이사회 전원 퇴진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귀국 및 검찰조사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은 외환은행 주식교환 반대 표결 △금융위원회는 하나고 출연 및 합의위반에 대한 특별감독 △새 정부는 하나금융지주 지배구조 전면개혁 등을 촉구했다.

지부 관계자는 "전체 직원들이 참여한 대규모 집회로 투쟁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며 "15일 열리는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주주총회를 앞두고 투쟁동력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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