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위원장 김기철)가 소수주주들에게만 ‘50원 현금배당’을 하겠다는 결정을 하루 만에 번복한 이사들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지부는 7일 성명을 내고 “오직 대주주만을 위한 충성으로 외환은행 이름에 먹칠한 이사들은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지부에 따르면 외환은행 이사회는 지난 6일 당초 공표와는 달리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를 포함해 주당 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전날 하나금융지주를 제외한 소수주주들에게만 주당 50원의 현금배당을 하겠다는 결정을 하루 만에 번복했다.

지부는 현금배당 자체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주식교환을 통한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그런데 외환은행 이사회가 한발 나아가 하나금융지주까지 배당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지부는 “고객과 시장, 주주를 고려해 천금보다 무거워야 할 은행 이사회의 결정이 하루 만에 손바닥보다 쉽게 뒤집혔다”며 “하나금융지주 50원 배당은 정말 돈이 급하기 때문인지, 소액주주를 모두 축출한 뒤 고액배당을 미리 희석하려는 것인지는 곧 판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부는 이어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2월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후 이번 사건을 포함해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부 관계자는 “이사회가 하나고에 은행자산 257억원을 넘겨주라고 하더니 노사정 합의를 위반하고 외환은행의 상장폐지를 결의했다”며 “대주주의 전횡을 더 쉽게 해 주고, 외환은행의 명예와 신뢰에 치명타를 입히는 일들만 골라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IMF 위기와 론스타 지배시기를 포함해 임직원의 헌신과 희생으로 지켜 온 외환은행의 정체성이 하루아침에 진흙탕에 떨어졌다”며 “외환은행을 위한 의사결정에 관심이 없는 인물들은 외환은행 이사 자리를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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