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꾸(펑크) 난' 민주노총을 용접하는 지도부가 들어설까. '혁신과 투쟁'으로 민주노총을 살려내는 지도부가 세워질까.

민주노총 7기 임원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이갑용-강진수 후보조와 기호 2번 백석근-전병덕 후보조는 5일 각각 이 같은 내용의 슬로건을 내걸고 선거전에 돌입했다. 두 후보조는 모두 '민주노총의 혁신'을 내걸었지만 방법론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갑용-강진수 후보조 "거대 정파세력과 단절"="빵꾸 난 민주노총을 용접하겠습니다"는 다소 파격적인 슬로건을 앞세운 이갑용-강진수 후보조는 △직선제 유예·조합비 20억원 전용 세력과 결별 △직선제 실시 △정리해고·비정규직을 양산한 세력과 결별, 새로운 정치세력화 실현 △산별 중심에서 지역본부 중심으로 전환을 공약했다.

이갑용 위원장 후보는 "이제까지 민주노총이 잘못된 길을 가도록 한, 통합진보당을 지지해 왔던 거대 정파세력과의 단절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해서는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을 양산한 세력인 민주통합당과 연대해서는 안 된다"며 "그들과 손잡았던 통합진보당이나 진보정의당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야권연대와 진보정치의 한계를 넘어서는 좌파정당을 건설하겠다는 설명이다.

이 후보는 "정부의 노동탄압에 맞서 산별연맹조직들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을뿐더러 지역에서 각종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인력은 중앙에 몰려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분산해 지역본부를 강화하고,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투쟁과 연대, 조합원 공동체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개별 투쟁사업장들에 대한 정리해고·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각종 공세에 대해 총연맹 차원의 대응기구인 (가칭)자본이데올로기대응센터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백석근-전병덕 후보조 "민주노총 정치적·조직적 위상 강화"="처음처럼 뜨겁게-혁신과 투쟁으로 민주노총을 다시 살려내겠습니다. 연대와 단결로 1천700만 노동자의 희망이 되겠습니다"는 백석근-전병덕 후보조는 '민주노총의 정치적·조직적 위상 강화'를 강조했다.

이들은 △공조직 중심의 의결과 집행력 강화·민주적 조직운영 확립 △연대하며 투쟁하는 민주노조운동 기풍 재확립 △대의원대회 결정에 의거한 직선제 실시 △미조직·비정규 조직화 및 투쟁사업 강화 △노동 중심 정치세력화 재구성을 약속했다.

백석근 위원장 후보는 "민주노총을 살리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며 "조직 내 전략사업본부를 만들어 비정규직 사업과 조직확대 전략을 세우고 민주노총 조직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백 후보는 "지난 대의원대회에서 의결한 임원직선위원회를 튼실히 운영해 직선제를 반드시 성사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관련해서는 "민주노총의 사회정치적 위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투쟁과 대중적 평가를 통한 새로운 노동자 중심의 정치세력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부위원장 후보들 "공공성·장기투쟁 승리·정치기본권 쟁취"=여성명부 부위원장 후보로 등록한 기호 1번 김경자 후보는 '지역·산별·입장을 넘어 하나 되는 민주노총'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성평등위원회·여성위원회를 강화해 성평등 사업을 전면화하겠다"며 "공공부문 민영화와 구조조정을 저지하고 국민연금·기초연금·건강보험제도 등 사회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일반명부에 등록한 기호 1번 주봉희 후보는 '미조직·비정규직 사업의 새로운 10년'을 약속하면서 중소영세·비정규·미조직 노동자 조직화를 중심으로 장기투쟁 사업장 승리를 위한 전담부서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기호 2번 양성윤 후보는 '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총을 살리는 첫걸음입니다'를 모토로 "노동기본권 확보와 공무원·교사노동자의 정치기본권 쟁취 투쟁을 전면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단결하라! 저항하라! 일어서자!'는 슬로건을 내건 기호 3번 이상진 후보는 "현장에 기반한 대중적 투쟁전선을 회복하고 노동에 근거한 진보정치운동을 추진해 민주노총의 혁신과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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