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데이터 노사가 영업목표 서약서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금융노조 한국기업데이터지부(위원장 윤주필)는 6일 "사측이 영업사원들에게 영업목표를 과도하게 부여하고 서약서 작성을 강요했다"고 반발했다. 지부는 이날 "회사가 사상 처음으로 영업사원에 대한 서약서 작성까지 강요하며 본격적인 실적압박에 나선 만큼 조합원 총회 등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한국기업데이터 영업본부는 최근 소속 영업사원 40여명에게 영업목표를 주고 목표달성을 다짐하는 서약서 작성을 요구했다. 서약서에는 지난해 영업사원별로 달성한 영업실적에 비례해 구체적인 영업목표 금액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구체적인 금액을 명시해 서약서 작성까지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부는 서약서 작성을 통한 실적압박이 조합원들의 노동강도 강화와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회사의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지부는 “수년간 영업사원 채용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영업실적을 끌어올리려면 서약서 작성이 아니라 신규채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과도한 실적주의를 조장하는 것은 회사 업무 성격에도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정부가 최대 주주인 국책기관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 조사·평가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영업사원들이 과도한 실적압박을 받을 경우 기업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는 게 지부의 주장이다.

윤주필 위원장은 “회사가 인력부족 상황에서도 마른수건을 쥐어짜듯이 영업사원들에게 실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집회를 겸한 직급별 조합원 총회를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사측의 방침을 되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경쟁사들이 소속 영업사원들에게 부여하는 정도이지 과도한 실적 압박은 아니다”며 “서약서 작성 역시 자율적인 것으로 직원과 회사 사이에 체결하는 MOU라고 보면 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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